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와 원화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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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장외 채권시장에서 비상계엄 선포 이후 지난 8거래일 동안(12월4일~13일) 투자자들의 순매수 대금이 총 24조5천억원으로 계엄 이전 8거래일에 견줘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채권시장안정펀드 자금 집행 등으로 안정세를 보인 채권금리 덕분에 계엄·탄핵 충격 속에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줄어들고 대외신인도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외국환평형채권 5년물) 프리미엄도 비교적 안정세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1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3일 연 2.541%(장 마감)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오후 4시 장 마감기준·2.585%)보다 오히려 더 낮았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13일 연 2.676%로 계엄 선포 직전(지난 3일 2.713%)보다 크게 내려 갔고, 통화안정증권(91일) 금리도 연 2.966%로 지난 3일(2.969%)과 엇비슷했다. 회사채(무보증3년·AA-) 금리 역시 지난 13일 연 3.197%로 지난 3일(3.169%)에 견줘 소폭 오르는데 그쳤다. 정치 불안정 속에서도 채권가격이 오히려 상승(채권금리 하락)한 것이다.
국고채·통화안정증권·은행채·특수채·회사채 등에 걸쳐 채권시장안정펀드 자금 등 막대한 규모의 순매수 자금이 유입된 덕분이다. 계엄 선포 이후 8일 동안 순매수 규모는 국채 5조9천억원, 은행채 7조8천억원, 기타금융채(카드 등 여신전문채권) 4조2천억원, 특수채(산업금융채권 등) 2조5천억원, 통안증권 2조5천억원 등에 이른다.
국내 은행·보험·증권·증권유관기관 등이 ‘캐피털 콜’(필요시 자금 지원) 방식의 공동 출자·투자자로 참여중인 채권시장안정펀드 자금이 지난 3일 계엄선포 충격 이후 무제한으로 집행돼, 채권금리 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이 채권시장안정펀드에 출자한 금융회사들에게 출자금액의 상당액까지 국고채 단순매입이나 통안증권 중도환매,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의 방식으로 유동성을 지원해주자 은행들도 이를 기반으로 국고채·통안채를 대거 매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진행된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매도 및 국고채 단순매입 입찰거래는 이 장외채권 거래집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비상계엄 직전 8거래일(11월22일~12월3일) 기간 장외채권 순매수 규모는 12조1천억원이다. 계엄 선포 이후 같은 8거래일 동안 순매수가 2배 늘었다. 채권별로 보면, 국채는 계엄 이전 8일간 4조7천억원 ‘순매도’에서 계엄 이후 8일간 5조9천억원 ‘순매수’로 급반전했고, 통안증권은 같은 기간에 순매수가 1조3천억원에서 2조5천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에 은행채는 순매수 규모가 5조3천억원에서 7조8천억원으로, 기타금융채는 3조5천억원에서 4조2천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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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 순매수는 계엄 직전 8일간 5900억원(국채 1700억원, 은행채 3000억원 등)에서 계엄 이후 8일간 2조3천억원(국채 1조1천억원, 통안증권 7900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연기금·공제회도 같은 기간 순매수 규모가 2조9천억원(특수채 1조원, 통안증권 6천억원)에서 4조1천억원(특수채 1조1천억원, 기타금융채 7300억원, 국채 6천억원)으로 큰 폭 증가했다. 은행의 순매수 규모도 계엄 이전 8일간 4조원에서 계엄 이후 8일간 11조4천억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자산운용사의 순매수는 계엄 이전 8일간(4조6천억원)과 이후 8일간(4조7천억원) 규모가 엇비슷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3일 금융시장 현안점검·소통 회의에서 “채권·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재원이 지난달(11월) 말 기준 27조원(채권시장안정펀드 약 14조4천억원,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프로그램 약 8조1천억원 등) 이상 충분히 남아있다”며 “내년 초에는 공급 가능 재원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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