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의류매장에 겨울옷이 진열돼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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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경기침체에 따른 패션업계의 불황에도 여성패션 플랫폼 시장은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넘는 기업들이 속출하는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벤처) 기업으로 주목받은 에이블리는 거래액 2조원을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은 올해 상반기 1조원에 가까운 거래액을 기록했고, 29CM도 최근 거래액 1조원을 넘겼다.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한 카테고리 확장과 취향에 맞춘 상품 추천 등 마케팅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女 패션플랫폼 '나홀로 성장'
15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패션업계가 전반적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온라인 여성패션플랫폼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는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한 후 지난해 첫 연간흑자를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업계는 올해 에이블리가 연간 거래액 2조원을 무난하게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대표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인 지그재그는 지난해 4·4분기 4년 만에 처음 흑자를 낸데 이어 올해 거래액이 크게 늘었다. 이를 통해 올해 상반기 지그재그, 패션바이카카오, 포스티 등 카카오스타일 운영하는 전체 플랫폼 합산 거래액도 1조원에 육박했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편집숍 29CM도 지난달 말 연간 거래액 1조원을 처음 넘겼다. 온라인 패션 시장 규모 성장세가 둔화되고, 소비심리 위축으로 가구당 의류 지출 비용이 줄어들는 상황 속에서 여성패션플랫폼만은 가파른 성장 속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가구당 월평균 의류·신발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줄어든 11만4000원으로, 전체 소비 지출의 3.9%에 불과한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나만의 스타일' 여심 공략 주효
불황 속 '나홀로 성장' 비결에는 '가성비'가 꼽힌다. 동대문패션을 기반으로 한 에이블리와 지그재그는 중저가 보세 의류가 중심이다. 1인당 평균 구매액(객단가)도 3만원 후반에서 5만원대다. 이런 가성비 의류에 중저가 보세 의류 중심의 매출 구조 개선을 위해 패션 외 카테고리 확장도 성장을 거들었다. 카테고리를 확장하면 객단가를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지그재그는 카카오에 인수된 2021년 이후부터 차례로 뷰티, 라이프 등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다. 에이블리는 최근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 영역까지 카테고리를 확대했다.
고객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 내보이는 큐레이션 역량은 여성패션플랫폼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업계 관계자는 "남성보다 패션에 관심있는 여성 비중이 높고, 남자들은 온라인 구매비중이 생각보다 낮은데 반해 여성들은 높은 점도 여성패션플랫폼이 잘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29CM는 이런 구매 특성을 고려해 구매력 있는 25·39세대 여성 고객을 공략하며 브랜딩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11월 기준 객단가는 23만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객단가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9CM 관계자는 "택갈이(상표 바꿔달기)나 보세상품을 배제하고 정체성이 뚜렷한 제품을 선별해 소개한 덕에 높은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성패션플랫폼을 제외한 패션업계는 소비심리 악화를 정통으로 맞고 있다. 올해 3·4분기 LF를 제외하고 삼성물산 패션부문,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주요 패션·의류업체가 전년보다 부진한 실적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패션업계는 어려운 가운데 여성패션플랫폼은 성장세가 뚜렷해 시장 구도 재편을 위해 업계 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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