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에이아이(OpenAI)는 지난 10월 31일 챗지피티(ChatGPT) 유료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치 지피티(GPT)’를 정식 출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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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반의 검색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구글이 지배해온 세계 검색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구글의 시장 점유율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자리 잡아온 이용자들의 이용 방법이 바뀌고 검색에 기반해 온 인터넷 생태계도 위협받고 있다.
키워드 vs 대화형 검색
오픈에이아이(OpenAI)는 지난 10월 31일 챗지피티(ChatGPT) 유료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치 지피티(GPT)’를 정식 출시했다. 기존 검색과 달리 누군가와 대화하듯이 특정 주제에 대해 문답을 이어간다는 게 특징이다. 지금까지 이용자들은 검색창에 주제 단어들을 조합해 입력한 뒤 제공된 검색결과 목록을 하나하나 열어보며 원하는 내용이 있는지 확인했다. 검색결과 목록과 링크를 열어보는 과정에서 광고에 노출되었고, 이용자가 검색 결과를 확인해 스스로 답을 구성하는 방식이었다. 서치 지피티는 챗봇과 대화하는 형식으로 이용자가 물어보는 내용에 답변하고, 대화 아랫부분에는 출처 바로가기를 통해 근거를 확인할 수 있다 .
미국 투자은행 에버코어의 이달 초 조사에 따르면, 챗지피티는 미국 내 사용자 규모가 빠르게 늘어, 미국 검색시장 점유율 5%를 기록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빙의 점유율 4%를 넘어서는 비약적 성장세다. 한편 구글은 지난 6월 80%이던 점유율이 반년 만에 78%로 하락했다. 애플은 오픈에이아이와 계약을 맺고 지난 11 일부터 자사의 음성비서 ‘시리’에 챗지피티 최신 모델(GPT4o)을 탑재했는데, 첫날부터 이용 폭주로 접속 장애를 일으켰을 정도다 .
퍼플렉시티는 오픈에이아이 개발자 출신들이 2022년 설립해 그해 12월부터 서비스에 나선 인공지능 검색 전문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초기부터 아마존, 엔비디아, 소프트뱅크, 에스케이텔레콤 등 유력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했고 최근 10억달러(1조4400억원 )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날마다 퍼플렉시티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미국 내 질의·응답 수가 8배 증가했다. 퍼플렉시티는 생성 인공지능을 이용한 대화형 검색으로, 정확도 높은 실시간 정보를 학술논문처럼 문장마다 상세한 출처를 제시하는 게 장점이다 .
구글도 지난 5 월부터 검색 결과 화면에 인공지능을 결합한 ‘인공지능 개요’ 서비스를 제공하며 대응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업 가트너는 지난 2 월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인공지능 에이전트 기반의 검색 방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2026년까지 기존 검색 엔진 사용량이 25%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AI 검색’ 대세 될까
인공지능 검색엔진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고비도 많다. 대화 형태의 답변 내용에 대해 상세한 출처를 제공해, 챗지피티 초기의 ‘환각’ 현상에 대한 우려를 벗어났지만, 여전히 부정확한 내용이 적지 않다. 그런데 검색결과 링크를 통해 외부 사이트로 연결하고 최종적으로 이용자가 판단하도록 하는 기존 검색과 달리, 생성 인공지능 챗봇이 긁어와 대화 형태로 꾸민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이라서 이용자가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그대로 수용하기 쉽다 .
인공지능 검색이 인터넷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우려도 있다. 검색의 절대강자 구글은 검색 결과 화면을 통해 우수한 콘텐츠 생산자에게 웹 트래픽을 넘겨주는 방식으로 웹 생태계가 작동하도록 했는데 근본 구조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인공지능 개요 방식이건, 출처가 논문 주석처럼 표시되는 대화형 검색방식이건 인공지능 검색을 사용할 때 이용자들은 외부 링크로 이동해야 할 이유가 크게 줄어든다. 검색을 통한 방문과 광고에 의존해온 콘텐츠 생산자들이 크게 위축될 우려가 높다.
무단 학습과 이용으로 저작권 홍역을 겪은 오픈에이아이와 퍼플렉시티는 주요한 뉴스, 데이터 제공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검증된 정보와 접근을 제공하는 형태를 도입했지만, 소규모 콘텐츠 생산자에겐 남의 얘기다 .
인공지능 검색 확산에도 불구하고 구글의 우위는 큰 변화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이용자들의 검색 이용 의도는 매우 다양하지만, 크게 4 가지로 분류된다. 입사원서 접수처럼 사이트 방문용 의도 (Navigational), 정보 수집을 위한 탐색 의도(Informational), 인터넷쇼핑같은 상업적 의도(Comercial), 게임· 금융 등 거래행위 의도(Transactional)다 . 인공지능 검색 서비스는 이 가운데서 ‘정보 탐색 의도’에 한해 기존 검색 엔진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
구글은 이메일, 지도, 길 안내, 번역, 일정, 저장공간, 사진, 유튜브 등 개인화된 서비스들을 검색에 묶어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자 경험과 편의성에서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다. 서비스의 안정성과 투입 자원, 기술력 등에서도 구글의 우위는 확고하며 인공지능 경쟁에서도 맨앞줄에 위치해 있다. 이용자들의 검색 습관도 쉽게 변화하기 어렵다 .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할 때 퍼플렉시티·서치지피티 등의 편의성과 성장세가 돋보이지만, 검색 이용자들이 급격하게 이동하거나 검색 관행을 바꿀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인공지능 검색은 기존의 검색 엔진을 보완하거나 통합되는 방식으로, 검색시장을 서서히 변화시킬 전망이다 .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인공지능 검색엔진 퍼플렉시티는 단순히 이용자 질의에 대화형으로 답변을 제공하는 기능을 넘어, 정보형 포털로서 기능하기 위해 포털처럼 화제가 되는 정보를 이용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퍼플렉시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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