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역 ‘달리기장’ 이어 오늘 뚝섬역에 헬스장 문 열어
16일에 개관하는 서울 지하철 2호선 뚝섬역 '핏 스테이션'의 모습. /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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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역에 PT(개인 트레이닝)장이 생긴다. 출퇴근길에 개찰구 바로 옆에 있는 PT장에서 운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16일 성동구 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 ‘핏 스테이션(fit station)’을 연다고 밝혔다. 피트니스를 할 수 있는 역이란 뜻이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지하철을 건강하고 재미있는 공간으로 바꾸는 지하철 혁신 사업인 ‘펀(fun) 스테이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번이 두 번째 사례다. 앞서 지난 5월 영등포구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에는 빈 역무실을 개조해 달리기 애호가들을 위한 ‘러너(runner) 스테이션’을 개장했다.
핏 스테이션은 뚝섬역 안 펜싱 훈련장 자리에 만든다. 개찰구 바로 옆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원래 공사 펜싱팀이 훈련장으로 썼는데 2022년 팀이 해체된 이후 활용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고 했다.
핏 스테이션은 307㎡(약 93평) 크기다. 한 번에 최대 36명이 운동할 수 있다.
그래픽=송윤혜 |
PT 전문 업체인 ‘좋은습관PT스튜디오’가 5년간 운영한다. 서울시가 임차료를 깎아주는 대신 업체는 시민들을 위해 주말마다 무료 특강을 열기로 했다. 오는 22일에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인 김동석 좋은습관PT스튜디오 공동대표가 척추·관절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는 운동법을 알려준다. 다음 달 4일에는 아시안게임 가라테 메달리스트들이 무도(武道) 수업을 연다.
임종현 서울시 도시활력담당관은 “뚝섬역 주변에는 한강뿐아니라 서울숲과 중랑천 등 뛰기 좋은 곳도 많다”며 “지하철역 PT장을 중심으로 달리기 커뮤니티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성수동 뚝섬역 일대에는 최근 스타트업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20·30대 직장인이 몰리고 있다. 박창환 좋은습관PT스튜디오 공동대표는 “처음에는 지하철역에 어떻게 PT장을 열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요즘은 새로운 운동 트렌드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렌다”며 “직장인들이 운동하고 바로 출퇴근할 수 있게 샤워실과 사물함을 넉넉하게 마련했다”고 했다.
여의나루역에 개장한 러너 스테이션은 근처 여의도한강공원을 달리는 러너들의 명소가 됐다. 러닝크루(달리기 동호회)의 집합 장소로도 쓰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장 4개월 만에 3만3000명이 방문했다”며 “최근에는 퇴근길에 들러 옷을 갈아입고 한강을 달리는 직장인도 볼 수 있다”고 했다.
러너 스테이션은 사물함 58개와 탈의실, 파우더룸 등을 갖추고 있다. 러닝머신과 운동화 살균 소독기, 체중·근육량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도 있다. 달리기 동호회 ‘러빗’의 회장인 김근아(25)씨는 “여의도를 한 바퀴 달린 뒤 러너 스테이션에서 운동화도 소독하고 건강 상태도 체크할 수 있어 뛰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내년에 2·6호선 신당역, 8호선 문정역, 7호선 먹골역에 펀 스테이션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문정역에는 3번 출구 앞 빈 땅에 풋살장과 배드민턴장, 피클볼장 등을 만든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변에 젊은 직장인이 많고 주말엔 아파트 단지 가족 승객들이 많이 오가는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신당역에는 실내 클라이밍(암벽 등반)장을 만든다. 신당역에는 지하철 10호선 환승 통로가 있는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때 10호선 건설 사업이 무산된 이후 방치돼 있다. 폭 20m, 길이 150m 지하 공간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통 지하철역은 층고가 3m 정도인데 이 환승 통로는 4.5m로 높게 만들었다”며 “세계 최초로 암벽 등반을 할 수 있는 지하철역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작년 10월 이 통로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행사를 열었는데 이틀간 9500명이 찾았다. 먹골역은 사업 계획을 짜는 단계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역은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공간인데 상권도 죽고 유휴 공간도 많다”며 “여기에 건강과 재미를 넣으면 상권도 활성화하고 시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도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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