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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한 달 6잔만 마시면 이득”… 오프라인서도 ‘구독’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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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편의점 등 잇단 도입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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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 넷플릭스 등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위주였던 구독 서비스가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업체들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IT 기술의 발달로 기업들이 고객의 결제 정보나 취향 등을 파악하기 쉬워지면서 오프라인 업체들도 구독 서비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확보에 나선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정기 구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할인 혜택 등이 월 구독료보다 크다 보니 구독이 늘고 있다.

스타벅스는 최근 매장에서 음료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유료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편의점 업계는 삼각김밥, 도시락, 탄산음료부터 고가의 샴페인까지 상품군별로 구독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hy(한국야쿠르트)는 기존 야쿠르트 배송망을 이용해 휴지, 생리대 등 생활용품과 화장품까지 배송 상품을 확대했다.

구독은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더 많은 쇼핑을 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구독권을 쓰기 위해 일단 매장을 한 번 방문하고 나면 구독 대상이 아닌 다른 상품도 같이 사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기업들이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록인(lock-in·자물쇠) 효과’와 연쇄 소비를 노리고 구독 서비스 영역을 계속 늘려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오프라인 매장도 ‘구독’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2일부터 월 7900원을 내면 매일 오후 2시 이후 음료 한 잔과 음식 1종을 30% 할인받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 ‘버디 패스’를 시작했다. 스타벅스는 ‘버디 패스’를 앞서 시범 운영한 11월 한 달 동안 구독 고객의 평균 구매 금액은 61% 늘었고, 평균 구매 건수는 72% 늘었다고 밝혔다. 고객 입장에서도 이득이 더 크다. 4500원인 스타벅스 톨 사이즈(355mL) 아메리카노를 한 달에 6잔만 마셔도 구독료보다 더 많은 돈을 아낄 수 있다. 스타벅스 측은 “구독 가입자가 받는 할인 혜택은 월평균 2만3300원”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그래픽=송윤혜


편의점 업계도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이달 연말을 맞아 샴페인 구독권을 출시했다. 월 9900원으로 한 달간 총 3회에 걸쳐 샴페인 7종을 10% 할인받을 수 있는 구독권이다. 지난 1일 구독권 판매를 시작했는데 5분 만에 준비 물량 500개가 완판됐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간편식사(삼각김밥·햄버거 등), 건강식(샐러드·닭가슴살 등), 디저트, 즉석 원두커피, 음료(탄산음료·물) 등 원하는 품목별로 구독료를 내면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월 구독료는 1000~4000원 수준이다.

◇기존 온라인에서도 는다

hy는 자사 온라인몰 ‘프레딧’에서 생필품, 화장품 등을 정기 배송 품목에 추가하고 있다. 초기 400개 수준이던 상품은 현재 1100개 이상으로 타사 제품도 포함했다. 전국에 퍼져 있는 기존 야쿠르트 배송망을 다른 정기 구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처음엔 냉장배송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살려 밀키트와 달걀, 샐러드, 죽처럼 쉽게 상하는 음식을 배송했는데, 지금은 면봉, 고무장갑 등 생활용품과 화장품도 갖다준다. 휴지나 칫솔, 생리대처럼 주기적으로 필요한 제품을 고객이 설정한 정기 배송 일자에 맞춰 보내준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유료 정기 구독 가입자 수도 증가세다. 유료 가입자는 무료 배송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연 3만5000원의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가입자가 4만명을 넘어섰다. hy에 따르면 올해 1~9월 멤버십 가입 고객 매출은 455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 318억원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86% 늘어난 숫자다. 전체 매출에서 멤버십 고객 비율은 작년 29%에서 올해 33%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

소비자가 기업에 회원 가입을 하고 매달 일정액을 지불하면 정기적으로 물건을 배송받거나, 각종 할인 서비스를 받으며 이용하는 경제 모델이다. 온라인 중심이던 구독 서비스가 최근 편의점, 프랜차이즈 업체 등 오프라인 기반 업체로 확산되고 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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