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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게임 성패에 엇갈린 희비… 시장 주도권 3N→NK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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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게임 업계 지형 변화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中장악

최대 매출·영업익 등극 핵심 역할

넷마블 ‘나혼렙’ IP 대박… 실적 견인

크래프톤은 ‘배그’가 호실적 이끌어

지나친 단일게임 의존 한계로 지적

엔씨 MMORPG ‘호연’은 기대이하

업계 2025년 기존 성공 IP활용에 방점

PC·콘솔 등 멀티 플랫폼 각축장 예고

넥슨 퍼스트 버서커 등 대작 줄출격

2024년 게임업계 화두는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에서 NK(넥슨·크래프톤)로의 주도권 변화였다. 오랜 시간 게임업계를 대표해온 3N은 출시 게임의 성패와 실적 앞에 희비를 달리했고, 그 사이 배틀그라운드로 글로벌 FPS(1인칭 슈팅게임) 시장을 장악한 크래프톤이 도약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사태 당시 역대급 실적을 냈던 주요 게임사의 공격적 투자는 신작의 실패 탓에 고스란히 부담으로 돌아왔고, 그중 일부는 희망퇴직 등을 통한 회사 체질개선에 나서야 했다. 2025년에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지식재산권(IP)을 적극 활용하거나 대세가 된 콘솔 게임 등을 타깃으로 한 신작 출시를 준비 중이다.

◆지각변동한 대형 게임업계, 2024년 희비 교차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까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린 국내 게심사는 넥슨이다. 넥슨 총 3조2727억원 중 1조1243억원을 이익으로 신고했고, 크래프톤과 넷마블이 그 뒤를 이었다. 그간 넥슨, 넷마블과 함께 3N으로 불렸던 엔씨소프트의 경우 1조1687억원 매출에 20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언뜻 보기에 엔씨소프트의 빈자리를 크래프톤이 채운 것처럼 보이지만 이익 측면에서 크래프톤과 넷마블은 큰 차이를 보인다. 크래프톤의 경우 96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넷마블(1804억원)보다 5배가량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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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임업계 지각변동엔 각 게임사가 사활을 걸고 만든 게임의 성공이 있다. 넥슨의 경우 ‘던전앤파이터’의 IP를 활용해 만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대성공이 독보적인 업계 1위로 올라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중국에서 모바일 게임 부문 1위에 올랐는데, 이는 2023년까지 4년 연속 글로벌 모바일 게임 수익 1위 자리를 차지하며 중국에서 ‘국민 모바일 게임’으로 여겨지는 ‘왕자영요’도 넘어선 것이다.

넷마블의 경우 퍼블리싱 명가답게 명품 IP를 확보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넷마블은 인기 웹툰인 ‘나혼자만레벨업’ IP를 활용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2분기 매출의 20%를 홀로 창출했다. 웹툰 IP를 게임으로 개발한 사례 가운데 업계 대표 성공작이다.

크래프톤의 경우 프랜차이즈 IP인 ‘배틀그라운드’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PC와 모바일 버전 모두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나치게 단일 게임에 의존한다는 점은 한계로 남는다. 실제 크래프톤의 실적을 견인하는 게임은 사실상 7년 전 크래프톤 산하 펍지스튜디오가 선보인 배틀그라운드뿐이다. 시장에서는 크래프톤에 배틀그라운드 수준의 대형 신작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후 몇 차례 출시된 신작은 ‘실패’였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8월 출시한 수집형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호연’의 성과가 기대보다 저조하면서 실적 반등의 발목을 잡았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내실을 다지며 내년 도약을 노리고 있다. ‘리니지’ IP의 한계가 올 한 해 여실히 드러나면서 당장 내년 농사를 지을 신작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성공IP 활용과 멀티플랫폼 각축장 될 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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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는 다가오는 2025년엔 안정적이면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작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각 게임사가 내놓을 신작에선 모바일 게임에서 탈피해 PC와 콘솔 등 멀티플랫폼으로의 확장이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대형 게임 신작 출시와 함께 PC 부품 및 콘솔 게임기의 구매가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한 해는 콘솔 게임의 해가 될 수도 있다. 가격비교 서비스 다나와 집계에 따르면 11월 1일부터 24일까지 PC부품 거래액은 전월 동기 대비 최대 30% 이상 증가했고 특히 콘솔 게임기 거래액은 43% 상승했다.

국산 게임 중에선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크래프톤의 ‘인조이’ 등 이른바 ‘AAA’급 대작이 내년 출시를 준비 중이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에서 개발 중인 하드코어 액션 RPG(역할수행게임) 신작으로 넥슨의 효자가 된 던전앤파이터 IP를 기반으로 제작 중이다. 넥슨은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통해 던전앤파이터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대표 게임사로 입지를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펄어비스가 사활을 걸고 개발 중인 붉은사막은 상반기 출시가 점쳐진다. 이 게임은 펄어비스가 자체 게임엔진을 활용해 6년째 개발 중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장르 신작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내년 게임업계 신작 중 기존 IP를 활용한 게임이 다수라는 점이다. 바로 신규 IP에 도전하는 것보다 이미 유저들에게 선택을 받은 유명 IP를 활용해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로 IP 활용 성공신화를 구축한 넷마블은 인기 드라마인 ‘왕좌의 게임’ IP를 차기 신작으로 들고 나왔다. 바로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난달 열린 ‘지스타 2024’에서 “자체 IP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게 물론 좋지만, 기존 IP 세계관을 넓히고 다양한 플랫폼과 연동한다면 더욱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외에도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와 컴투스의 ‘서머너즈의: 레기온’ 등이 이미 글로벌에서 성공한 IP를 활용한 신작 게임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검증된 IP 활용 시 개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리스크를 줄이면서 소비력을 갖춘 중장년층을 게임 시장에 불러들인다는 점에서 유용한 전략이 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콘솔 게임의 영향력이 확대되며 향후 콘솔시장을 향한 게임사들의 멀티플랫폼 전략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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