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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상정부터 통과까지 43분…'땅땅땅' 가결 선포에 짧은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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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과 달리 일반인 방청 없이 차분하게 진행
권성동 국힘 원내대표, 투표 즉시 자리 떠나기도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우원식 국회 의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안건으로 열린 제419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탄핵안 가결을 선포한 뒤 본회의를 산회하고 있다. 2024.12.14.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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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4일 오후 4시45분, 국회 본회의장이 긴장 가득한 침묵에 잠겼다. 국회의원 300명 모두가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투표를 마친 뒤 개표가 시작됐던 때였다. 의원들은 동료와 담소도 하지 않고 집중해서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찬성·반대표를 세는 개표기의 '드르르' 소리. 이따금 들리는 누군가의 헛기침만이 장내를 울렸다.

오후 4시49분. 감표위원으로 참여한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야당 의원들을 바라보며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안도의 한숨인지, 안타까움의 한숨인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몇몇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30초 정도가 흘렀을까. 소란이 완전히 잦아들지 않은 상황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탄핵안 가결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통과될 때까지 걸린 시간은 43분이었다.

가결이 선포되자 야당 의원들의 놀란 숨소리와 환호에 침묵이 일순간에 깨졌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손뼉을 치거나, 양손 주먹을 쥐고 흔들며 격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눈물을 훔쳤다. 이내 국회의장이 산회 선포를 위한 마무리 발언을 시작하자 야당 의원들은 차분한 분위기를 되찾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가결 선포 즉시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108명 모두가 투표에 임했고, 60여명이 개표 결과 발표까지 기다렸던 터였다. 찬성 투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던 조경태·김상욱 국민의힘 의원만이 자리를 지키며 우 의장의 발언을 들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투표를 마친 즉시 본회의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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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2024.12.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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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의원은 오후 5시3분 산회가 선포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그는 의자에 목을 기댄 채 허공을 멍하니 응시하며 허탈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김남근·김준혁 민주당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그에게 다가가 악수하며 위로하기도 했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도 본회의장을 나서기 전 김상욱 의원의 어깨를 툭툭 치며 격려했다.

8년 전 12월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을 때와 비슷하지만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8년 전에도 일관된 침묵이 이어지다가 가결 선포에 짧은 환호가 나왔으나, 당시에는 민주당이 '잡담과 웃음은 절대 안 된다' '박수를 치거나 환호하지 말자' 등의 가이드라인을 내렸던 영향이 컸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에는 박수를 치지 말라는 등의 공지는 없었다"면서 "(지난 7일) 탄핵소추안이 한 차례 부결되기도 했고, 비상계엄 선포라는 상황 자체가 엄중한 측면도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용한 분위기가 형성된 듯 하다"고 말했다.

일반인의 본회의장 방청을 불허된 것도 달라진 풍경이다. 8년 전 본회의장에서는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방청석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가운데 탄핵안이 처리됐고, 가결 직후 방청석에서 박수와 환호가 쏟아지는 장면이 기록됐다.

국회는 여야 지지층 사이 반발이 격해지는 등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방청을 제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김상욱 의원이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토로하는 등 여당의 탄핵 찬성파 의원들에 대한 위협이 가중됐던 상황이다. 지난주 탄핵소추안 무산 이후 일부 집회 참가자들 국민의힘 의원과 당직자 등을 색출하기 위해 국회 출입문을 막아서기도 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천현정 기자 1000chyu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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