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김정은과 관여한 사실 사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특사에 지명한 리처드 그레넬 전 독일 대사.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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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4일 북한을 포함한 특별 임무를 담당할 대통령 특사에 측근인 리처드 그레넬(58) 전 독일 대사를 임명한다고 밝혔다. 그레넬은 트럼프 1기 때 독일 대사와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 등을 지낸 트럼프의 측근 인사다. 앞서 로이터가 그레넬이 이란 담당 특사에 거론된다고 보도하자 트럼프가 “더 큰 일을 맡게 될 것”이라 했는데 이틀 만에 북한 담당 특사로 임명한 것이다. 내년 1월 취임하면 트럼프가 미·북 대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더욱 실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그레넬을 특사로 임명하게 돼 기쁘다”며 “그레넬이 베네수엘라와 북한을 포함한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곳들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그레넬은 첫 임기 동안 독일 대사, DNI 국장 대행, 코소보·세르비아 협상 특사로 일했고 그 전에는 8년 동안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과 여러 나라의 발전에 관여했다”며 “항상 미국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힘에 의한 평화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했다.
그레넬은 트럼프의 ‘외교·안보 책사’ 중 한 명으로 에반젤 칼리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독일 대사 시절 우방인 독일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해 왔다. 지난 7월 위스콘신주(州) 전당대회에서 열린 외신 대상 기자회견에서는 “전 세계 어떤 클럽도 자기 책임을 부담하지 않고는 회원이 될 수 없고 그 시설을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재집권 시 주한미군과 주둔 비용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묻는 질문에는 “트럼프가 1기 때 많이 말했듯이 미국의 안보 지원으로 혜택을 공유받는 나라들은 자기 역할을 하고 부담을 공유해야 한다”며 “그런 (원칙은) 전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레넬은 당시 “김정은의 경우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지도자라 할 수 있다”며 “(트럼프는) ‘내가 그와 대화하면 어떨까, 관여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1기 때 김정은과 세 차례 만남을 가진 가운데 “김정은을 승인한 것이 아니라 그가 이웃과 미국 이익을 위협하고 있다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이었다”며 “나는 트럼프가 그 사람(김정은)과 관여했다는 사실을 사랑했고 그게 트럼프가 할 일”이라고 했다. 트럼프가 이날 북한과 관련해 구체적인 임무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트럼프가 취임 후 다시 미·북 대화를 추진하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최근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언급하며 “나는 김정은과 잘 지냈다”라고 말해 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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