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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세 번의 탄핵, "겨울과 봄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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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의 계절이 다시 왔다. 이 땅의 정치는 늘 그랬듯 파란만장한 굴곡을 그리며 흘러간다. 우리는 이미 두 차례의 탄핵을 겪었다. 하나는 부결되었고, 하나는 인용되었다. 그리고 이제 세 번째다.

탄핵은 법과 정치가 만나는 지점이다. 영국의 의회가 14세기에 이 제도를 만들었을 때, 그들은 왕권을 견제하려 했다. 귀족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려 했고, 왕은 그들의 도전을 막으려 했다. 그 길고 긴 싸움 끝에 탄핵이라는 제도가 태어났다. 권력은 언제나 제어되어야 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었다.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2004년 봄, 국회는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했다. 선거법 위반이 이유였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를 기각했다. 법은 정치의 과도한 열기를 식혔다. 12년이 지난 2016년 겨울,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이번에는 인용되었다. 국정농단이 이유였다. 그리고 2024년 겨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됐다. ‘국민주권주의와 권력분립 원칙 등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비상계엄’ ‘대통령 지휘 아래 계엄군과 경찰이 국회의원 체포를 시도한 점’ 등이 탄핵 사유로 명시됐다.

정치와 경제는 늘 얽혀있었다. 탄핵의 정치경제학은 흥미롭다. 불확실성이 극에 달할 때 오히려 시장은 안정을 찾았다. 박근혜 정부 탄핵 당시 코스피는 상승했다. 정치적 혼란이 극에 달했을 때 오히려 경제는 숨통을 틔웠다. 이는 역설이 아니다. 불확실한 것이 확실해질 때 시장은 안도한다. 시장은 예측 가능성을 좋아한다. 최악의 상황이라도 그것이 확실하다면, 시장은 그것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간다.

세계의 역사는 우리에게 말한다. 브라질의 호세프, 필리핀의 에스트라다, 인도네시아의 와힛. 그들은 모두 탄핵되었다. 부패했거나, 무능했거나, 혹은 둘 다였다. 그러나 그들의 탄핵 이후 각국의 경제는 되레 회복되었다. 정치가 바로 서자 경제도 바로 섰다. 민주주의는 자정능력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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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것이 세 번째라는 사실은 우리를 무겁게 한다. 스무 해 만에 세 번의 탄핵. 이는 우리 정치의 실패를 보여준다. 우리는 왜 반복해서 실패하는가. 정치는 왜 같은 곳에서 넘어지는가.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우리 정치의 구조적 문제가 만들어낸 필연이다.

시장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가는 출렁이고 환율은 요동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 시장을 주시한다. 그들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시험한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일 것이다. 역사는 말한다. 탄핵 이후의 경제는 대체로 회복되었다고. 정치가 정상화되면 경제도 정상화된다고.

우리는 지금 겨울과 봄의 경계에 서 있다. 겨울은 혹독했다. 정치는 실패했고, 민심은 들끓었다. 그러나 봄은 온다. 언제나 그랬듯이. 탄핵은 고통스러운 정화의식이다. 민주주의는 이런 진통을 겪으며 성장한다.

시장경제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불확실성을 극복하려는 시도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신뢰한다. 혼란 속에서도 법치가 작동하고, 시장이 움직이고, 사회가 유지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봄은 겨울을 이기고 온다. 탄핵도 그렇다. 혼돈 속에서 질서가 피어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힘이다. 우리는 또다시 이 고통스러운 봄을 견뎌내고 있다. 이것이 마지막 탄핵의 겨울이기를 바란다. 더 이상 정치가 실패하지 않기를,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기를 바란다.

시장은 결국 안정을 찾을 것이다. 정치가 바로 서면 경제도 바로 설 것이다. 그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우리는 이미 두 번의 탄핵을 겪으며 이를 배웠다. 세 번째 탄핵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그것은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우리는 알고 있다. 봄이 오면 겨울은 끝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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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손요한(russia@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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