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이 이뤄지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일대에서 시민들이 손팻말을 들고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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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활동하며 한국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학자들의 모임인 ‘중동부 유럽 한국학회’는 한국의 ‘12.3 내란 사태’에 주목하면서 ‘윤석열 즉각 탄핵’을 요구하는 시국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11일(현지시각) 발표한 시국선언에서 “세계의 어느 지역 못지 않게 소위 ‘한류’의 바람이 거센 이 지역(중동부 유럽)에서, 우리는 4∙19 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부마민주항쟁, 6월 항쟁 등 불의에 맞선 당당한 역사가 그 기저에 있음을 알고 있다”면서, “(계엄령 발표 이후) 회원들의 안위와 안부에 대한 걱정과 함께 비상식적인 한국의 상황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상처받은 자존심에도 불구하고, 10년 후, 이 ‘12월 3일의 계엄령’을 계기로 한국은 삼권이 더욱 공고하게 견제와 균형을 이루게 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가 더 선진적인 사회가 되었음을 우리가 가르치리라는 것 또한 알고 있다”면서, 계엄령 발표자인 윤석열 즉각 탄핵, 계엄령에 개입한 인사들에 대한 준엄한 법적 조치, 정치 집단이 안위에 집착하는 망국적 태도를 버리고 국민의 뜻을 섬길 것을 요구했다.
중동부 유럽 한국학회 회장인 김보국 헝가리 국립아카이브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은 “이곳 유럽의 한국학 연구자들도 24시간 한국 뉴스를 듣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한국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학회 회원들의 요청으로 성명을 발표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중동부 유럽 한국학회 (CEESOK) 시국선언>
중동부 유럽 한국학회 회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오랜 기간 동안 대학을 위시한 교육 기관에서 차세대 한국학자들을 양성하며 한국과 이 지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오고 있다. 특히 최근 약 10년 동안 학술, 문화, 경제 등 전 영역에서 꾸준하게 높아진 한국의 위상은 지금까지 회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대한 심적인 위안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의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련의 비상식적인 일들이 이 지역에서 교육과 연구에 종사하는 회원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으며, 그 정점은 지난 12월 3일, 대통령의 계엄령 발표였다.
세계의 어느 지역 못지 않게 소위 “한류”의 바람이 거센 이 지역에서, 우리는 4∙19 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부마민주항쟁, 6월 항쟁 등 불의에 맞선 당당한 역사가 그 기저에 있음을 알고 있다.
이러한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의 연장선에서 한국민들은 즉각적인 반발을 하였고, 국회는 합당한 조치로 12월 3일의 계엄령 포고는 해제되었다. 그러나 지금도 현지에서는 회원들의 안위와 안부에 대한 걱정과 함께 비상식적인 한국의 상황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상처받은 자존심에도 불구하고, 10년 후, 이 “12월 3일의 계엄령”을 계기로 한국은 삼권이 더욱 공고하게 견제와 균형을 이루게 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가 더 선진적인 사회가 되었음을 우리가 가르치리라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아래의 요구사항들이 충족된다면 말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어쩌면 우리는 10년 후, “교재”에 담길 수도 있는 그 조악한 문장의 “12월 3일의 계엄사령부 포고령”을 이곳 현지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만행”을 강요 받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요구:
1. 반헌법적인 12월 3일의 계엄령 발표자인 윤석열을 즉각 탄핵하라!
2. 반헌법적인 12월 3일의 계엄령 발표 과정과 그 실행에 개입한 인사들에 대해 조속한 조사, 그리고 이에 따른 준엄한 법적 조치를 단행하라!
3. 현명한 한국 국민들의 질서 있고, 집단적인 의사 표출은 우리의 자긍심이자 자존심이다. 각 정치 집단은 개인과 소속 정치 집단의 안위에 집착하는 망국적 태도를 버리고 국민의 뜻을 섬기라!
중동부 유럽 한국학회 회장 김보국 (헝가리 국립 아카이브,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수석연구원)
Blaž Križnik (슬로베니아/류블랴나 대학교)
Cristina Bahón Arnaiz (스페인/마드리드 자치 대학교)
Marceli Burdelski (폴란드/Asia Pacific Society)
Sırrı Göksel Türközü (터키/에르지예스 대학교)
강병융 (슬로베니아/류블랴나 대학교)
김혜란 (러시아/모스크바 고등 경제 대학교)
류현숙 (슬로베니아/류블랴나 대학교)
신상현 (슬로바키아/코메니우스 대학교)
이승익 (폴란드/야기엘론스키 대학교)
이정혜 (터키/에르지예스 대학교)
이해성 (폴란드/브로츠와프 대학교)
이혜승 (폴란드/브로츠와프 대학교)
주경옥 (우크라이나/키이우 대학교)
진경애 (헝가리/ELTE 대학교)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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