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은 차단, 군병력은 진입 안내’…야3당, 계엄 당시 경찰지휘 녹취록 공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자정을 넘긴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한 무장군인들이 국회본청 진입을 시도하자 국회 직원 등이 격렬히 막아서고 있다. 성동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3당이 12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일 경찰이 국회 관계자 출입은 통제하면서 군 병력 출입은 허용한 정황을 보여주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야3당은 이날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서울경찰청 지휘망 녹취록 자료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자료를 보면, 서울청 경비안전계장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3일 오후 11시37분쯤 영등포서 경비과, 국회경비대 등에 “국회의원 포함해 전부 통제(하겠다)”라며 국회 관계자의 출입 통제를 지시했다. 그 뒤 4일 새벽 0시34분쯤에는 “국회 진입하려는 사람들은 차단이지만, 군 병력의 경우에는 안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거나 열려있는 길로 안내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국회의원과 보좌진 등 국회 관계자에 대한 통제는 강화하면서, 군 병력에 대한 출입을 허용한 것이다. 당시 국회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국회의장의 비상소집에 따라 국회로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야3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안이 의결되고 30분이 지난 후에도 군 부대의 진입이 있었던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회경비부대장은 새벽 1시41분쯤 “수도방위사령부 병력이 나갔다가 다시 국회 안쪽으로 들어온다는데, 들어오는 것을 허가 해줘야 하는지 확인 부탁한다”고 말했으며, 이에 서울청 경비안전계장은 “군 관련자들은 진입 조치하라”고 답했다.

이밖에도 경찰은 3일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국회 통제를 위해 모든 출입문에 버스 차벽 설치를 지시했고 버스가 들어갈 수 없는 좁은 공간에도 행정 차량 배치를 지시하는 등 계엄령 선포 이후 국회 통제를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행안위 야3당 의원들은 “국회의장도 담을 넘어 영내로 들어올 때 군 병력은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국회로 들어온 것이 확인됐다”며 “이는 명백한 내란 공조 행위로, 단순히 수사기관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차원의 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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