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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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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비로 ‘키즈버스’, 화장실 지도 개발…‘탄핵’ 시민들의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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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당 앞에서 시민들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김건희 여사 특검 투표 결과를 대형 화면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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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탄핵 표결이 있는 14일에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집회에 참가하는 동료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들이 있다. 영·유아를 데리고 나올 보호자들을 위해 ‘키즈 버스’를 대절하고, 인파 속에서 화장실을 찾기 쉽게끔 지도를 만드는 등 상부상조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보고 “심장이 두근거려”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지우맘’ ㄱ씨(44)씨는 지난 토요일 16개월 아이를 데리고 여의도에 찾았다가 진땀을 뺐다. “기저귀를 갈거나 잠시 간식을 먹일 곳은커녕 아이를 잠시 내려놓을 곳조차 마땅치 않더라고요.” ㄱ씨는 “집회에 나오는 이들 중 분명 나 같은 처지의 보호자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이의 생후 500일을 맞아 여행을 가려던 돈으로 관광버스 한 대를 빌려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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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를 동반한 보호자들이 기저귀를 갈고,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키즈버스’를 운영한다는 소식을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하룻 만에 180여명이 모여들었다. 보호자들은 ‘아이가 소음에 민감하다면 헤드셋을 준비하거나 국회의사당 쪽이 아닌 여의도공원 쪽에 있는 것이 좋다’, ‘팬티형 기저귀를 입는 아기는 기저귀를 두 개 입히면 갈기가 더 쉽다’ 등 노하우를 서로 나눴다. 또 “버스에 물티슈, 비닐봉지, 동화책 등 물품을 비치하자”, “키즈버스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쉽게 찾을 수 있게 현수막을 만들자” 등 의견을 내며 힘을 보탰다. 메신저의 송금 기능을 이용해 후원금을 보내온 이도 있다. ㄱ씨는 “원래 45인승 버스 한 대를 대절하려고 한 건데, 여러 분들의 도움 덕분에 버스를 몇 대 더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집회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 정보를 모아 지도를 만든 이도 있다. 비영리단체 ‘커뮤니티매핑센터’를 운영하는 임완수 미국 메헤리 의과대학 교수는 서울시 공공데이터 등을 활용해 만든 ‘여의도 화장실 지도’ 누리집을 9일 공개했다. 원하는 누구나 누리집에 로그인해 화장실의 위치 뿐 아니라 개방 시간, 대·소변 칸 갯수, 성별 분리 여부, 장애인용 화장실 및 기저귀교환대 유무, 청결도 등 세부 정보를 업데이트 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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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완수씨가 9일 만들어 공개한 ‘여의도 화장실 지도’ 누리집에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 화장실 정보가 표시돼 있다. 온라인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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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교수는 한겨레에 “지난 토요일 집회에 참가했다가 몇몇 건물에서 ‘외부인의 화장실 이용을 금지한다’는 팻말을 내걸거나 경비를 세워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걸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시민들에게 정보도 제공하고, 국회 인근 건물 관계자들이 화장실을 개방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지도를 만들어 배포하게 됐다”고 말했다.



엑스(X)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집회 참가가 처음인 동료 시민들을 위해 각종 ‘꿀팁’을 나누는 게시글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변지은(33)씨는 “핫팩을 양 옆구리에 하나씩 붙이면 따뜻하고, 깃발이 너무 크면 바람이 불 때 무겁고 잘 휘날리지 않으니 세로 1미터, 가로 1.5미터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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