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곤 파수 대표가 지난 4월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FDI 서밋 2024(Fasoo Digital Intelligence Summit 2024)'에서 발언하고 있다./파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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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투자회사가 국내 사이버보안 업체인 파수의 2대 주주에 올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수는 삼성SDS 사내 벤처 출신으로 조규곤 대표가 지난 2000년 창업했다. 문서 암호화 및 데이터 보안이 주력 사업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에 투자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 英 투자신탁사가 수년 전부터 파수 ‘눈독’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수는 헤럴드 인베스트먼트 트러스트가 지분율 5.06%로 2대 주주에 올랐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헤럴드 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27일과 28일 파수 주식 3만3269주를 추가 매수하면서 지분율 5%를 넘겼다.
헤럴드 인베스트먼트는 영국을 기반으로 한 대형 투자신탁사이다. 주로 기술, 통신 및 미디어 사업을 하는 중소형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1994년 설립됐으며,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헤럴드 인베스트먼트는 지난 반기보고서를 통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 등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는 헤럴드 인베스트먼트가 AI 사업을 확장하는 파수에 장기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파수 관계자는 “헤럴드 인베스트먼트는 2~3년 전부터 꾸준히 소통해오던 투자사”라며 “과거 한국을 찾아 회사를 방문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파수는 국내 사이버보안 업체 중에서도 AI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파수는 회사의 비전을 기존 ‘IT를 쉽고 간단하게’에서 올 들어 ‘AI를 쉽고 간단하게’로 바꿨다. 조 대표는 DX(디지털 전환)를 넘어 AX(인공지능 전환) 전문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올 3월 기업용 대규모언어모델(LLM)인 ‘파수 엔터프라이즈 LLM(ELLM)’을 출시하기도 했다.
파수는 연구개발 투자도 확대하고 있는데, 올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22.48%(약 65억원)를 연구개발비로 썼다.
◇ 올 들어 주가 폭락… 파수 “외부 투자사와 지분 싸움 우려 없어”
파수의 주가는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기준 파수의 주가는 4640억원이며, 시가총액은 542억원 수준이다. 올 1월 초만 해도 1만1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반토막이 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이버보안 업체들이 저평가되고 있지만, 개별 기업도 성장성을 입증하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파수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적어 적대적 인수합병(M&A)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올 3분기 기준 파수의 최대주주는 조규곤 대표로 파수 주식 19.28%를 보유하고 있다. 조 대표와 함께 창립 멤버인 이지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2.2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조 대표 일가와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총 21.96% 수준이다.
파수 측은 “현재로선 외부 투자회사와의 지분 싸움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윤예원 기자(yewon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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