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온스타일, 케이블TV 3사에 송출중단 '블랙아웃' 장기화 조짐
"매출 70%를 수수료로 지급하면 뭐가 남나" vs "인하 요구 과도"
"일부 홈쇼핑사에서 무리한 송출 수수료 인하 폭을 고수하며 케이블TV 사업자들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을 활용해 산식을 구성할 경우 인상도 충분히 주장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케이블TV 업계 관계자 B씨)
한 케이블TV에서 CJ온스타일 채널 송출이 중단된 모습. [사진=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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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출 수수료 갈등을 빚으며 '블랙아웃'(방송 송출 중단) 사태까지 맞이한 CJ온스타일과 케이블TV 업계 간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양측 모두 갈등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지난 5일 0시부로 딜라이브와 아름방송, CCS충북방송에 대한 방송 공급을 중단했다. 현재 송출이 중단된 채널에서는 'CJ온스타일에서 방송 제공을 중지해 방송이 중단되고 있다'는 문구만 노출되고 있다. 해당 3개 사를 제외한 다른 케이블TV에서는 정상적인 방송 송출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년 전부터 송출 수수료 갈등을 빚었지만, 실제 중단으로 이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 측은 이번 사태를 두고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는 모습이다. CJ온스타일은 유로방송 시장 축소와 가입자 감소를 이유로 송출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지만, TV 업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홈쇼핑 업체와 케이블TV 업체 간 송출수수료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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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현 상황을 두고 골목상권에서 생기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과 유사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압구정 로데오, 가로수길 등 사례처럼 수요가 몰리면서 임대료(송출 수수료)가 급등했고 상권의 주체인 상인들이 떠나며 쇠락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임대료는 쉽게 하향조정되지 않고 있다. CJ온스타일로서는 시청자가 줄어든 TV 상권에 비해 수수료가 비싸 송출을 중단하는 편이 오히려 경영의 내실을 기하는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홈쇼핑 업체는 연매출 70% 가량을 송출 수수료로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TV홈쇼핑협회가 발표한 '2023년도 TV홈쇼핑 산업 현황'에 따르면 케이블TV 사업자가 한 해 동안 홈쇼핑 채널로부터 받은 송출수수료는 총 7318억원인데, 이는 전체 매출 가운데 42.2%에 달한다. 2014년 32.5%에서 9.7%p 높아졌다. 또한 케이블TV 방송 수신료 매출 비중은 2014년 45.4%에서 2023년 33.6%로 줄었다.
CJ온스타일 모바일 앱. [사진=CJ온스타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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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온스타일의 행보에는 실적 위기감이 작용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693억원으로, 2020년(1792억원)과 비교해 절반 이상 줄었다. 이에 수익성 개선을 위한 모바일과 TV를 결합한 원플랫폼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CJ온스타일의 온라인 취급고(거래액) 비중은 56.0%로 TV를 뛰어넘었다.
이에비해 케이블TV 업계는 송출 수수료 문제를 시장 논리로 접근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TV 생중계와 어플리케이션이 연동되는 홈쇼핑 방송이 늘고 있는데, 이 같은 실적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케이블TV 측은 "홈쇼핑 송출 중단은 기본적인 선택권과 시청 경험을 빼앗는 행위"라며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 역시 감소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블랙아웃 사태를 두고 논의 테이블인 대가검증협의체를 수시로 열기로 했지만, 당장 방송 송출을 재개할 수 있도록 강제하기는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과 케이블TV 모두 전반적으로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양 측이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 보인다"며 "CJ온스타일 뿐 아니라 다른 업체 사이에서 대가검증협의체 요청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홈쇼핑판 대규모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할 우려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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