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사망·1명 실종’ 경주 앞바다 추돌사고 운반선 항해사 긴급체포

지난 9일 새벽 5시43분께 경주시 감포읍 감포항 남동쪽 약 6㎞ 바다에서 모래 운반선의 추돌로 뒤집힌 어선. 포항해양경찰서 제공

경북 경주 앞바다에서 7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어선 사고는 대형 모래 운반선이 어선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아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포항해양경찰서는 운반선 태천2호의 당직항해사 ㄱ(60대)씨를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선박전복 등 혐의로 10일 긴급체포했다.

ㄱ씨는 지난 9일 새벽 5시43분께 경주시 감포읍 감포항 남동쪽 약 6㎞ 바다에서 456톤급 모래 운반선 태천2호를 항해하다 29톤급 어선 금광호의 왼쪽 뒤편을 추돌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어선이 뒤집혀 배에 타고 있던 선원 8명 가운데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해경은 ㄱ씨가 “당시 조타실에서 혼자 운항했고, 레이더 등 항해장비를 활용해 전방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자동선박식별장치(AIS) 항적과 선원 진술 등을 종합해 해경은 이번 사고의 책임이 모래 운반선에 있다고 판단하고 안전항해 소홀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해경은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확인하기 위해 어선 선체를 인양한 후 충돌 흔적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등 관련 기관과 합동 감식할 예정이다.

해경은 2800마력의 민간예인선을 섭외해 이날 오후 2시16분부터 사고 어선을 감포항 방면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이동 속도는 1~2노트 수준으로 감포항까지 최대 20시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해경 관계자는 “11일부터 기상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변수가 있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예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종된 인도네시아 선원 1명에 대한 수색도 진행 중이다. 숨진 7명이 모두 배 안에서 발견된 만큼 실종자도 배 안에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어선에 보호조치를 하고 이동경로를 따라 추가 수색도 하고 있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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