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삼성물산보다 800억원 넘게 낮은 공사비를 제시했다. 삼성물산은 이번 사업에도 기존의 다른 사업장에 적용했던 기조와 같이 책임준공 확약을 포기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책임준공 확약을 넣었다.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의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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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총 공사비 1조4855억112만7000원을 제시한 견적서를 조합에 제출했다. 3.3㎡ 당 881만4300원이다. 삼성물산은 총 공사비 1조5695억2903만3200원(3.3㎡ 당 938만3000원)을 제시했다. 총 공사비를 현대건설이 840억원 이상 낮게 제시했다. 최근 공사비가 너무 높다며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현대건설이 삼성물산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셈이다.
공사 지연 상황에 대한 조건도 현대건설이 삼성물산보다 확실한 보장을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공사도급계약서에 책임준공 확약을 넣었다. 책임준공은 시공사가 공사의 완성까지 책임지겠다는 뜻으로 만약 지정한 날까지 공사를 마무리하지 않으면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연기된 기한 만큼 보상해야 한다. 최근 공사비 상승으로 책임준공 확약을 하지 않으려는 건설사들이 많은데 1조원이 넘는 대형 사업장에서 현대건설은 책임준공을 약속했다. 삼성물산은 책임준공 확약 대신 매 지체일수마다 총 계약금의 0.1%를 보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조합원에게 제시한 특별제공계획 물품에선 삼성물산의 제시 조건이 눈에 띈다. 삼성물산은 독일산 베카(VEKA) 등의 브랜드를 이용한 3중 유리시스템과 이탈리아산 원목마루 또는 천연대리석 바닥, 밀레(Miele) 인덕션, 75인치 OLED TV 등을 약속했다.
사업비 대출 금리는 삼성물산이 입찰보증금에 대해선 CD금리보다 0.5% 낮은 금리를, 전체 사업비 대출에 대해선 CD금리에 0.78%를 가산한 금리로 제공하겠다고 조건을 내놨다. 현대건설은 입찰보증금과 전체사업비 모두 CD금리에 0.1%를 가산한 금리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 수주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이 지역의 사업성이 굉장히 좋고 규모가 큰 이유도 있지만 강 건너 압구정으로 가는 전초전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현대로선 한남4구역을 잡고 압구정을 수성(守城)하려는 것이고 삼성은 압구정현대의 아성을 래미안으로 바꾸려는 것”이라고 했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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