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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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의 시장점유율이 9%대로 추락했다. 해당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5일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집계를 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매출 기준 점유율은 올해 3분기 9.3%를 기록했다. 2분기(11.5%)에 비해 2%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매출액도 같은 기간 38억3300만달러(약 5조4천억원)에서 33억5700만달러로 줄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아 시장조사기관에서 이를 자체 추산한다.
이는 트렌드포스가 삼성의 점유율을 집계하기 시작한 2021년 이후 최저치다. 2017년 파운드리를 독립 사업부로 출범시킨 삼성은 2021년 15~16%대 점유율을 기록한 뒤 하락세를 거듭해왔다. 올해 상반기 내내 11%대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한 자릿수로 내려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왔는데, 이번에 실제로 9%대로 떨어진 것이다.
삼성전자의 점유율 추락은 첨단과 구형 반도체 양쪽에서 경쟁에 밀린 결과로 풀이된다. 일단 회로 선폭이 7나노미터(㎚) 이하인 첨단 반도체에서는 대만 티에스엠시(TSMC)가 사실상 독주하고 있다. 미국 엔비디아와 애플 같은 거물 고객을 독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티에스엠시의 점유율은 2분기 62.3%에서 3분기 64.9%로 뛰었다. 2021년 53~54%대를 기록한 뒤로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해온 데 더해 이제는 70%를 넘보고 있는 셈이다. 매출도 같은 기간 208억달러에서 235억달러로 불어났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도 삼성 입장에서는 위협적인 요인이다. 미국의 대중 제재 속에서 ‘기술 자립’을 추진해온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에스엠아이시(SMIC)는 7나노미터 이상 반도체에서 약진하고 있다. 매출은 2분기 19억100만달러에서 3분기 21억7100만달러로, 점유율은 5.7%에서 6.0%로 올라섰다. 2021년 이후 6%대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렌드포스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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