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업계 긴장
"방문 자제" "시위 피하라" 등 당부
관광객 수 목표 달성 노력에 찬물
여행 안전한 나라 이미지도 무너져
관광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 악재에서 간신히 벗어나 회복세로 접어든 가운데 '비상계엄 선포'라는 역대급 악재가 터졌기 때문이다. 영국 등 일부 국가가 '한국 여행 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한국이 하룻밤 새 '여행 위험 국가'로 전락했다. 관광업계는 방한 시장이 받을 영향을 예의 주시 중이다.
4일 블룸버그, 로이터, BBC 등 외신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영국 외무부는 계엄 선포 이후 자국민들에게 '한국 여행 주의보'를 내렸고,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영국인들에게 정치 집회를 피하라고 전했다. 영국 총리실 부대변인은 "우리는 한국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모든 영국 국민이 정부의 여행 주의보를 주시하고, 현지 당국의 조언을 따를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한국 방문을 고려할 것을 촉구한다"며 자국민에게 한국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했다.
미국 국무부도 자국민에 "시위가 열리고 있는 지역은 피하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심야 긴급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으나 국회는 이날 새벽 본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했다. 비상계엄령이 단 6시간 만에 해제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으나 여파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관광업계는 국내 여행 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이 '위험국가'로 낙인 찍혀 방한을 계획했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여행을 미루거나 취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당장 여행을 취소하는 움직임이 많지는 않지만 일부 해외 온라인여행사(OTA)에서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중단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일부 나라에서는 한국 여행을 계획했다가 중국이나 일본 등으로 우회하려는 움직임이 보여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여행하기 안전한 나라'로 굳혀온 한국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졌다는 반응이 많다.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란 관측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해외에서 특이 사항이 없는지 동향 파악을 하고 있다"며 "주무 부처에서 한국 여행 안전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지금도 해외에서는 북핵 등 북한 관련 뉴스를 한국과 연결 지어 많이 보도하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K-콘텐츠'와 '안전한 국가'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관광지로서 한국의 매력을 소개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은 그간의 노력을 10년 가까이 되돌리는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올해 목표했던 외래 관광객 수 달성은 어려워졌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아주경제=김다이 기자 day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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