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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국회 난입 계엄군의 최우선 체포 대상은 우원식 이재명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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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표·국회의장 구금해 '계엄 해제' 저지 목적
"추가 체포대상, 박찬대 김민석 정청래 등"
계엄 예견 김민석 "계엄 논의 땐 참석하도록 해야"
우원식 "절차 잘못되면 문제" 해제 요구에 정당성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발표한 가운데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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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발동한 3일 밤, 280여 명의 군인들은 헬기를 타고 담장을 넘으며 국회 경내로 진입했다. 이들 중 일부는 본청 2층에 있는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 창문을 깨고 건물 안으로 진입한 뒤 여야 당대표실이 있는 2층과 본회의장, 국회의장실이 있는 3층으로 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체포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수도방위사령부 특공대가 민주당 당대표실로 난입했다”며 “이 대표를 체포, 구금하려 했던 시도”라고 말했다.

군이 이들 3명을 우선적으로 노린 건 여야 대표와 본회의 사회권을 가진 우 의장의 손발을 묶어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를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헌법상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경우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 하지만 계엄군은 구금에 실패했고, 국회는 4일 새벽 1시 출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계엄령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군의 '타겟'은 더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계엄상황실장을 맡은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우리(야당) 의원 포함 시민단체까지 10여 명의 체포대상자 리스트가 있었다고 한다"며 "김민석, 정청래 의원의 이름이 있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확인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박찬대 원내대표도 리스트에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경찰 소속인 국회경비단은 국회 문을 봉쇄하며 의원들의 회의장 진입을 막고, 정족수 미달을 유도하려 했다. 이에 이 대표를 포함한 외부에 있던 의원들이 국회 담장을 넘어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은 “국회경비대가 국회를 경비하는 게 임무임에도, 국회에 출석하려는 의원들과 직원들을 통제했다”고 지적했다. 사무처는 이들의 책임을 엄중히 물을 방침이다.
한국일보

국회사무처가 계엄군의 국회 본관 진입 과정이 담긴 CCTV를 4일 공개했다. 김민기 국회사무총장은 국방부가 헬기로 24차례에 걸쳐 무장한 계엄군 230여 명을 국회 경내로 진입시켰다며 0시 40분에는 계엄군 50여 명을 추가로 국회 외곽 담장을 넘어 진입시켰다고 전했다. 사진은 창문을 깨고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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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은 김민석 의원 등 국회 국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김용현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전후해 계엄 가능성을 제기할 때부터 예견됐다. 앞서 박근혜 정부 당시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국군 기무사령부(현 방첩사령부)의 계엄 대비 문건(대비계획 세부자료)을 보면 ‘국회의원 대상 현행범 사법 처리로 의결 정족수 미달 유도’라는 대목이 있다.

이에 김 의원은 지난 9월 “현행범인 국회의원을 체포, 구금하고 있는 행정기관은 국회가 계엄 등과 관련된 논의 등을 위해 회의를 소집할 경우 즉시 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계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의원 한 명이라도 더 계엄 해제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우 의장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그럼에도 계엄 해제 요구의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려 했다. 만에 하나 제기될 수 있는 절차상 시비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계엄군이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한다’며 빠른 처리를 요구하는 의원들에게 우 의장은 “의장도 마음이 급하지만 절차는 틀려서 안 된다” “절차가 잘못되면 문제가 된다. 비상한 각오로 몸을 다 바쳐서 막는 것”이라며 달랬다. 민주당이 작성한 결의안은 4일 0시 45분에 국회에 접수됐고, 2분 뒤인 0시 47분에 본회의가 열렸다. 이후 상정 절차를 거쳐 결의안이 처리되는 데까지 13분이 걸렸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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