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우석 감독.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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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왜 가족 코미디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은데...”
(인터뷰①에 이어)양우석 감독이 4년 만에 스크린 복귀했다. 휴먼 코미디 영화 ‘대가족’을 통해서다.
양우석 감독은 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신작 ‘대가족’ 인터뷰에서 “의외의 장르로 돌아오셨다”는 질문에 “영화인들은 우리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겸허히 할 뿐이다. ‘변호인’ ‘강철비’에 이어 ‘대가족’ 역시 이 시대, 우리 사회에 지금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양 감독은 “어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간에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가 ‘가족’이 아닐까 싶다”며 “예능만 봐도 수년째 가족 구성원을 집중하고 있지 않나. 인류가 가장 늦게 변화하는 게 ‘가족’인데 최근 몇 년간 굉장히 변화했다. 그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가족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느꼈다. 다르지만 같은 이야기, 다채롭게 변화하는 가운데 변해야 하는 개념과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영화는 스님이 된 아들(이승기 분)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김윤석 분)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기막히게 짠하고도 찡한 가족 휴먼 코미디. ‘변호인’ ‘강철비’를 연출한 양 감독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자 배우 이승기의 6년만 스크린 복귀작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양우석 감독이 연출한 영화 ‘대가족’.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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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이렇다. 이 악물고 자수성가한 함무옥은 하루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다. 어릴 적엔 6.25 전쟁의 아픔을 겪었고, 젊은 시절은 먹고 살기 위해 죽어라 일만 했고, 좀 살만해지니 대가 끊길 지경에 놓였다. 바르고 똑똑한 의대생에서 슈퍼스타 스님이 된 함문석도 마찬가지다. 좋은 말씀만 듣고 또 말하며 늘 웃고 있지만 가슴 한켠엔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하다. 제사마다 꼬박꼬박 집에 가지만 아버지완 밥 한 술 제대로 함께 먹기 힘들 정도로 서먹하고 불편한 사이다.
어느 날 이들 앞에 짠한 아이들이 짠하고 나타난다. 문석의 생물학적 자식이란다. 손주들이 생긴 무옥은 세상 무해한 미소로 행복을 만끽하고, 당황한 문석은 팩트 체크가 우선이다. 그런데 이 아이들, 출생의 비밀이 있다. 그것을 풀어가며 저마다의 꼬인 실타래도 풀어가는 이야기다.
양 감독은 “영화 제목인 대가족의 ‘대’는 ‘큰 대(大)’가 아니라 ‘대할 대(對)’자다. 세상이 자신을 키웠다고 생각하는 무옥(김윤석)을 중심으로 3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굉장히 전통적인 사고를 지닌 그가 어떻게 가족의 의미를 확장하고 받아들이는, 결국엔 모두가 성장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양우석 감독.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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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주연 배우들의 캐스팅이 중요했다. 양 감독은 “김윤석 배우는 연기에 있어 워낙 집요한 면이 있다. ‘만두 장인’으로 풍파를 겪고 결핍을 안은 채 가족을 지켜내는 무옥과 맞닿는 지점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 믿음 이상의 연기를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김윤석과 부자 호흡을 맞춘 이승기에 대해서도 “캐릭터와 꼭 어울렸다. 외모도, 성격도, 이미지도 딱 이었다. 김윤석 배우와의 케미도 기대보다 좋았다. 다수의 영화를 찍진 않았지만 TV에서 활약이 워낙 큰 스타이기 때문에 (캐스팅에) 걱정은 없었다. 상황에 맞게 입체적으로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놀랐고, 유쾌한 에너지가 특히 좋았다”고 만족해했다.
그러면서 “이승기 배우가 볼 때마다 다르다고 하더라. 총각 때 이 영화를 찍고, 결혼 이후 이 작품이 개봉하게 되다보니 느끼는 게 다를 것 같다. 나 또한 그런데 막 아버지가 된 이승기 배우는 당연히 더 그렇지 않겠나”라며 미소지었다.
‘정자 기증’이란 소재 선택 이유도 들려줬다. 양 감독은 “각각의 캐릭터들이 원하고 있는 욕망, 결핍에 대해 먼저 보여주고자 했다. 가족(대를 잇는 것)에 대한 무옥의 욕망, 가족 해체를 막기 위한 아이들의 절실함, 출가했지만 제사와 아버지에 묶여 여전히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문석까지. 이들의 결핍과 상처, 성장을 이어줄 ‘끈’이 필요했다”며 “성장 드라마이자 화해의 메시지, 가족이란 화두를 모두 가져가려다 보니 다양한 설정, 장치들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작품을 보고 돌아간 관객들의 가슴에 저마다 작은 물음이 생기길 바랍니다. 저마다의 가치관 안에서 가족에 대한 무엇을 생각해보길요. 다 다르겠죠. 그런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가길 바랍니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화두를 던졌다는 점에서 제게는 ‘변호인’ ‘강철비’와 같은 결의 작품입니다. 그 어느때보다 진지하고 진실되게 임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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