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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계엄 해제에 원화 하락세 크게 좁혀...“혼란 지속되면 세계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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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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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회 요구를 수용해 국무회의를 통해 비상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해외 애널리스트들은 한국 정국 혼란이 지속되면 세계 반도체와 배터리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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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을 받아들여 계엄 선포 약 6시간 만에 계엄을 해제하기로 했지만 정국은 당분간 소용돌이칠 전망이다.

해외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혼란이 지속되면 한국 주식과 채권 가격이 급락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전세계 반도체와 배터리 공급망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한편 계엄 해제 소식에도 불구하고 쿠팡, 한국전력 등 뉴욕 증시 상장 한국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은 거의 제자리를 찾았다.

원달러 환율 거의 제자리


계엄령 선포 소식이 알려진 직후 3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가치가 폭락했다. 장 초반 원 환율은 달러에 대해 약 2% 급등해 달러당 1442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환율은 상승폭이 1.2%대로 좁혀져 달러당 1421원대로 떨어졌고, 윤 대통령이 계엄을 해제하자 상승세는 더 위축됐다.

미 동부시각 오후 5시 현재 원화는 달러에 대해 0.38원(0.0269%) 오른 1414.85원을 기록하며 이전 환율을 거의 회복했다.

이날 달러지수가 0.08% 하락했지만 원은 계엄을 둘러싼 혼란 속에 가치가 요동쳤다.

한국 기업들의 주가와 한국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은 낙폭 일부를 만회하기는 했지만 저조한 흐름을 지속했다.

한국 종목에 투자하는 ETF인 아이셰어즈 MSCI 한국 ETF(EWY)는 전일비 0.90달러(1.59%) 하락한 55.81달러로 마감했다. 장 초반 비상계엄 선포 직후에는 7.12% 폭락하며 52주 신저점을 찍기도 했다.

개별 종목들도 낙폭을 일부 만회하기는 했지만 큰 폭의 하락세까지 피하지는 못했다.

한국전력(KEPCO) 미 증권예탁원증서(ADR)는 0.18달러(2.10%) 하락한 8.38달러로 마감했다. 장 초반 4.9% 급락세에서는 벗어났다.

포스코 홀딩스 ADR은 2.18달러(4.36%) 급락한 47.77달러러 미끄러졌다. 한국 계엄령을 둘러싼 소동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 악재까지 겹친 탓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US스틸을 신일본제철이 인수하는 것을 막겠다고 밝혀 US스틸 주가가 8% 폭락했고, 그 충격으로 포스코 역시 낙폭이 컸다.

SK텔레콤은 0.39달러(1.63%) 하락한 23.54달러로 마감했다. 장 초반 3.38% 낙폭 일부를 만회했다.

쿠팡은 0.93달러(3.74%) 급락한 23.92달러로 장을 마쳤다. 다만 장 초반 9.8% 폭락세에서는 벗어났다.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차질


애널리스트들은 전세계 반도체와 배터리 공급망에 이번 계엄 사태 후유증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배런스에 따르면 글로벌데이터 TS롬바르드 아시아 리서치 책임자 로이 그린 등 애널리스트들이 사태를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24~48시간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광범위한 사회적 반발에 직면해 있고, 여당 내부에서도 반대하고 있어 계엄이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던 이들의 전망처럼 윤 대통령은 이미 계엄 해제를 결정했지만 정국 혼란은 사실상 이제부터 시작이다.

야당이 내란죄로 윤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앞으로 탄핵정국이 시작될 전망이다.

그린은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어떤 충격이 있을지는 계엄령 기간과 강도에 달려있다고 말했지만 이제는 탄핵 정국 강도와 기간이 좌우할 전망이다.

한국은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 삼성전자와 인공지능(AI) 핵심 메모리 반도체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를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SK하이닉스 등을 거느리고 있다.

배터리 공급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LG엔솔, SK 이노베이션이 각각 세계 3위, 5위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이기 때문이다.

EV-볼륨스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두 업체의 전세계 시장 점유율은 각각 16%, 6%에 이르렀다.

캐피털 이코노믹스 아시아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 마크 윌리엄스는 고객들에게 보낸 분석노트에서 한국 정국 불안이 오래가면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한국 시장이 열려 주가가 폭락하면 이는 매수 기회라는 지적도 나온다.

레일리언트 글로벌어드바이저스 창업자 제이슨 슈는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정국 혼란에 관계없이 AI 수혜주라면서 이번 혼란은 한국 반도체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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