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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프랑스 하원, 정부 불신임안 가결...정부 붕괴 62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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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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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바르니에(가운데 연단에 서 있는 이) 프랑스 총리가 4일(현지시간) 파리 국회에서 불신임안 표결이 진행되는 가운데 연설하고 있다. 이날 하원이 바르니에 내각 불신임안을 가결하면서 프랑스 내각은 62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 붕괴 사태를 맞게 됐다. EPA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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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하원이 4일(현지시간) 미셸 바르니에 총리 내각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의회에서 불신임안이 통과됨에 따라 지난 9월 출범한 바르니에 내각은 총사퇴가 불가피해졌다.

프랑스 내각이 의회 불신임으로 총사퇴하는 것은 1962년 조르주 퐁피두 내각 이후 62년 만이다.

프랑스 하원은 이날 331-246으로 바르니에 내각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마린 르펜의 국우 정당이 좌파 정당들과 연합해 의회 소수당인 여당 정부를 실각하게 만들었다.

바르니에 총리는 취임 90일 만에 실각하면서 프랑스 제5공화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바르니에 내각과 야당은 2025년 예산안을 두고 대치해왔다.

정부는 국가 재정적자를 줄인다며 공공지출을 줄이고 세금은 올리는 것을 토대로 한 내년 예산안을 하원에 제출했지만 야당은 이를 반대했다.

야당은 증세와 사회 복지 지출 감축을 골자로 한 예산안이 프랑스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약화시킨다면서 일부 조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르펜의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은 바르니에 내각 불신임을 압박해왔다.

이날 불신임안 가결 불을 댕긴 것은 바르니에가 지난 2일 꺼내든 편법이었다.

바르니에는 헌법 제49조3항을 발동해 사회보장 재정법안을 채택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조항에 따르면 정부가 하원 표결 없이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

바르니에의 비상수단 동원 예고에 분노한 야권은 좌우 가릴 것 없이 정부 불신임안을 발의했고, 결국 이날 가결됐다.

불신임안이 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새 총리를 뽑아야 한다.

그러나 의회가 3개 세력으로 분화돼 새 총리 선임은 길고 어려운 작업이 될 전망이다. 여당을 비롯해 어떤 세력도 과반수에 이르지 못해 마크롱 대통령은 뜻이 맞지 않는 정치 세력과 불편한 동거를 해야 할 수도 있다.

한편 내각이 실각하면서 내년 예산안 처리 역시 불투명해진 가운데 프랑스는 5공화국 들어 처음으로 공공 행정이 마비되는 ‘셧다운’에 직면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총리 인선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워 연말까지 내년 예산안이 통과될지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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