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1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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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10시 30분경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한국 금융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야간 거래에서 원화가치가 1달러당 1440원 선을 뚫고 곤두박질치고 있다. 비상계엄으로 한국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밤 12시 21분 기준 전일 야간 종가(1401.7원)보다 달러당 41.81원 급락한(환율은 상승) 1443.51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주간거래 종가는 1402.9원을 기록했으나,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오후 10시 30분부터 수직하락하고 있다. 두시간 여만에 1달러당 40원 넘게 원화가치가 하락했다
원화값이 1440원대까지 밀린 것은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냈던 지난 2022년 10월 25일(장 중 고가 1444.63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코스피200 야간선물 지수도 급락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시 20분 현재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35% 하락한 313.3에 거래되고 있다.
암호화폐는 국내 거래소를 중심으로 일부 코인이 급락해 눈길을 끌었다. 대형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은 사이트가 일시적으로 마비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10시 56분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오전 9시 대비 26% 하락한 9800만원이다. 이날 오전 1억3000만 원대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 가격이 단 몇 분 만에 1억원 아래로 하락했다. 국내 상황에 따른 하락세다보니 해외 거래소 대비 국내 거래소의 하락 폭이 훨씬 크다. 비트코인은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보다 업비트에서 33%가량 낮게 거래되고 있다.
뉴욕증시에서는 한국 관련주가 개장 전 거래부터 일제히 매도세에 휩쓸렸다. 이날 오전 9시(현지 시간) 기준으로 한국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스 MSCI 코리아(EWY)는 개장 전 거래에서 3.5% 이상 하락해 거래됐다. 앞서 한국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외국인 강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간밤 비상계엄 관련 소식에 투자 심리가 흔들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개장 전 거래에서는 EWY 외에 쿠팡 시세가 5%가량 급락했다.
계엄령 자체가 비상시 군사력을 동원해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다. 필요시 물류나 통행을 직접 제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생산·물류에 차질을 빚으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투자·소비 심리가 위축하면 가뜩이나 위축한 내수(국내 소비)에도 악재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국가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요소다. 가뜩이나 지난 8월 이후 외국인의 ‘코리아 엑소더스(한국 대탈출)’ 추세가 가파르다. 8월부터 지난달 22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18조736억 원을 팔아치웠다. 계속된 매도에 외국인의 코스피 보유 비중은 지난달 말 기준 32.44%까지 떨어졌다. 올해 최저 수준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11시 40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일명 ‘F4(Finance 4)’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회의 직후 최 부총리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안정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매일 개최하여 위기관리 체계를 상시화하고, 보다 구체적인 추가 시장안정 조치는 각 기관이 점검 후 신속히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4일 오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갑작스런 계엄령 선포에 따른 상황과 시장안정화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안덕근 장관 주재로 1급 이상 간부들을 소집해 긴급 실물경제점검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선 비상계엄에 따른 경제 산업 상황, 에너지 수급 등과 관련된 사항을 점검·논의했다. 또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산업·무역·에너지 등 상황을 세밀히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김기환·염지현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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