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목)

[단독]우리은행, 내년 임피 직원 상당수 영업점 '감사'배치… 내부통제 강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자, 임피 대상자들 감사 배치 고민

내부통제 강화 일환...각 영업점당 감사직 1명 될 수 도

1970년생 임피대상자, 우리은행 내부통제 묘수될까

아시아투데이

우리은행 본사 전경 / 우리은행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투데이 윤서영 기자 = 우리은행이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 수백명을 전 영업점에 '감사'로 보낸다.

최근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자가 말한대로 '직원들의 업무 과부화는 피하면서 내부통제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인 셈이다. 시중은행 중 임피 직원 상당수를 영업점 감사로 보내는 것은 최초다. 그간 우리은행은 임피에 돌입한 직원들을 영업 모니터링과 같은 후선 감사업무로 보냈으나 극히 소수였다.

정 후보자가 임피 직원들을 감사에 활용하려고 하는 배경은 두 가지다. 먼저 올해 우리은행의 임금피크제 대상자는 1970년생이다. 과거 한일-상업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한 우리은행에 재직중인 1970년생은 6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990년대 중후반에 한일과 상업은행에 입행한 인력이 최대치였기 때문이었다.

이번 임피제 대상 직원 감사 활용은 '묘수'가 될 전망이다. 올해 임피 대상자가 최대 수준인데다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전 영업점에 감사 인력으로 투입할 수 있어서다. 정 후보자로써는 재직중인 은행 직원들의 업무를 가중하지 않으면서도 적은 인건비로 내부통제를 강화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달 중 임피 대상 직원을 영업점 감사로 내보내는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늦어도 이달 말 희망퇴직 조건이 정해지는대로, 퇴직을 신청하지 않는 직원들이 임피에 돌입하게 된다.

내년 임피 대상자는 만 55세로, 현재 우리은행 직원들 인력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연령대다. 과거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에 각각 300명씩 입행했던 1970년생들이 이번 임피 대상자이기 때문이다. 다만, 1970년생은 1년간 후선 배치된 후 임피에 돌입한다. 우리은행은 먼저 1970년생들과 함께 임피에 이미 돌입한 직원들을 감사업무에 투입시킨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그간 임피 직원들을 대상으로 영업 모니터링이나 감사 업무를 맡기고 있긴 하지만 극히 소수다. 통상 연말에 임금피크제와 희망퇴직을 선택하게 되는데 대부분 퇴직을 신청해 나가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시중은행에선 임피 직원들을 감사 업무에 활용하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매년 정례적으로 퇴직 직원 재채용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들은 준법추진부 소속 자점검사전담을 맡는다. 퇴직한 직원들만 감사업무에 활용할 뿐 임피 직원들은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사정은 비슷하다. 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감사 업무를 맡길 뿐 임피 직원들은 영업점 창구나 여신관리, 총무 등의 후선 업무로 빠진다. 영업점에 전담 감사로 배치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은행이 이번에 추진하는 임피 직원을 감사에 활용하는 제도는 정 후보자의 내부통제 강화 의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우리은행 영업점수는 606곳(출장소 제외)이다. 600명에 달하는 임피 대상자들은 각 지점당 1명의 감사 인력을 둘 수 있을 정도의 인력이다. 다만, 각 지점별로 보낼지 몇 개의 지점을 그룹으로 묶어 인력을 보낼지 등의 구체적인 방안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 입장에선 1석 2조인 묘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업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도 높고, 임피 직원들이라 인건비도 절약할 수 있다. 임피 직원들은 은행 소속이기 때문에 퇴직자 재취업처럼 계약직으로 2~3시간만 근무하지 않는다. 8시간 근무시간을 채우면서도 애사심이 있어 영업점 감사 업무를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또한 우리은행에서 희망퇴직으로 나간 직원들은 은행이 아닌 계열사로 가서 여신 관련 감사 업무를 해왔지만, 앞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은행 퇴직 직원을 계열사로 내려보내는 인사를 제지하면서 내년부터는 재취업도 쉽지 않게 됐다.

이에 따라 인력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내년 초까지 점포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어 지점장수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또 현재 정 후보자가 1968년생이기 때문에 세대교체 인사도 해야하는데 자리는 한정돼 있다. 1970년생 부장 이상급만 600명인 곳에서 임피 대상 직원들을 감사인력으로 보내면서 인력 운용의 숨통을 틔우겠다는 복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우리은행의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이 600명이나 달한다"면서 "은행에서도 인력효율성을 높이고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인사 개편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