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정년이’ 주인공 단짝 홍주란役
극 중에서도 직접 노래 불러
주인공 윤정년(김태리 분)의 단짝 홍주란도 빼놓을 수 없다. 드라마 초반 정년이가 기존 단원들의 질투와 텃세로 왕따를 당하는 중에 유일하게 그를 믿고 위로와 지지를 보낸 단짝. 홍주란을 연기한 우다비는 올해 가장 주목받는 신인 배우로 급부상했다. 조금만 건드려도 눈물이 그렁그렁할 것 같은 커다란 눈망울은 극 중 ‘자명고’ 속 가냘프지만 강단 있는 구슬아기와 닮아 있었다.
<배우 우다비가 극 중 ‘자명고’ 속 ‘왕자마마~’ 한 소절을 부르고 있다./촬영=최보윤>
최근 만난 우다비는 “저는 항상 조용하고 기가 죽어 있었던, 극 중에서 보면 촛대(단역) 같은 사람이었다”면서 “이번 드라마를 통해 어릴 때부터 신(神)처럼 동경했던 신예은 언니와 호흡을 맞추고, 감히 꿈도 못 꿨던 김태리님과 상대역을 했다는 게 아직도 얼떨떨하다”고 했다. 우다비는 신예은의 안양예고 2년 후배이기도 하다.
우다비가 특히 사랑받은 장면도 신예은과 호흡을 맞춘 ‘자명고’ 장면. 극중극에 해당하는 ‘자명고’ 속 악역인 고미걸을 맡은 신예은이 우다비를 안고 “가엾은 구슬아기 어여쁜 구슬아기~”라고 간절하게 얼굴을 매만지는 장면과 우다비가 “왕자마마~ 옥 같은 얼굴”이라고 노래하는 영상은 유튜브 ‘tvN드라마’ 채널에서만 조회수 150만뷰를 넘겼다.
드라마 '정년이'에서 극 중의 극인 '자명고'의 구슬아기 역을 맡은 우다비(왼쪽)가 악역인 고미걸 역의 신예은과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 둘의 연기는 큰 화제가 됐다. /tv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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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다비는 2019년 웹드라마 ‘트리플썸2’로 데뷔했다. 그 뒤 주로 조연을 했다. 이영애 주연의 드라마 ‘마에스트로’(tvN)에서 이영애 아역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정년이’ 더 특별하다. 노래도 직접 불렀다. “홍주란 역으로 오디션을 4차까지 봤어요. 감독님이 ‘남원산성’을 준비해오라시기에 유튜브 보면서 독학했거든요. 감독님께서 ‘신기하게 준비했네. (판)소리도 노래도 아닌데…‘라셔서 당연히 떨어진 줄 알았지요.” 그의 연기에 깊은 인상을 남긴 극 중 ‘자명고’ 속 ’왕자마마~' 노래만 1년 가까이 매일 불러 “죽을 때 까지 못잊을 것 같다”며 웃었다. 그 장면에서 우다비(홍주란 역)은 국극단원이자 단원을 훈련시키고 연출 역할을 하는 이세영(백도앵 역)으로부터 “소리는 약해도 관객을 집중시키는 능력이 있다”는 극찬을 받는다. 그의 평가대로 우다비의 등장은 시청자들도 숨죽이며 몰입하게 만들었다.
“영서(신예은)가 주란이를 북돋우면서 ‘좋은 연기는 좋은 상대를 만나야 가능하다’고 말해주잖아요. 저는 영서한테 의지하기만 한 것 같은데…(웃음). 살면서 나를 알아봐 주고, 내가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준 인생극 같기도 합니다.”
'정년이' 극 중 초반 매란국극단에 '보결' 연습생으로 선발된 주인공 김태리(윤정년 역·오른쪽)을 유일하게 지지하고 위로해주는 단짝 역할의 우다비./tv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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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 역시 우다비의 연기 선생이 됐다. “극 전체를 생각하면서 큰 그림을 보고 호흡을 맞춰라”라고 조언했다.
“어린 시절부터 큰 꿈을 꾼 건 아니었어요. 고정 수입이 있는 직업을 가져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도 있었지요. 오디션에서 수도 없이 떨어져, 어느 순간부터 세지도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차근차근 준비하고, 한 계단 한 계단 밟아올라 ‘정년이’ 출연진을 만난 게 저한테는 굉장히 긍지가 됐어요.” 이제는 연기가 너무 좋아져서 다른 일은 생각할 수도 없다고 했다. 그의 든든한 후원자인 부모님은 “요즘 왜 이렇게 TV에 많이 나오니”라며 마냥 신기해한다고 덧붙였다.
<‘정년이’에서 김태리의 단짝이자 허영서와 호흡 맞춘 홍주란으로 열연한 배우 우다비가 독자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촬영=최보윤>
우다비라는 이름은 부모님이 직접 지어주셨다. 많을 다(多)에 갖출 비(備)라는 뜻. “어머니 태몽이 나비였대요. 나비라는 글자도 연상하면서, 갖춘 사람으로 커 나가란 소망을 담아 예쁘게 지어주셨어요.” 부모의 뜻이 닿았을까. 우다비는 드라마 이후 각종 출연 제의 등을 살피는 중이란다. 그의 이름처럼, 또 한번의 우아한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었다.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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