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흉기 살인’ 피의자, 살해 후 지문 이용해 수천만원 대출받아

한겨레 자료사진.

‘김천 흉기 살인사건’ 피의자가 처음 본 남성을 살해한 뒤 피해자 지문을 이용해 수천만원의 간편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 김천경찰서는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한 30대 ㄱ씨를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달 12일 김천의 한 오피스텔에 들어가 흉기를 휘둘러 30대 ㄴ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ㄱ씨는 오피스텔 현관문 앞에 앉아있다가 마주친 ㄴ씨를 뒤따라 집안에 침입한 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와 ㄴ씨는 서로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로 이날 처음 마주쳤다고 경찰은 밝혔다.

ㄱ씨는 범행 후 사망한 ㄴ씨 지문을 휴대전화에 인식시켜 간편대출로 6천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ㄱ씨는 ㄴ씨의 현금카드를 이용해 편의점과 택시 등에서 돈을 사용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범행 과정에서 손을 다친 ㄱ씨는 병원 치료를 받으며 ㄴ씨의 신분증을 제출하기도 했다.

ㄱ씨는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지만, 경찰은 ㄱ씨가 범행 전 오피스텔 주변을 배회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정황을 찾아냈다. 온라인에서 에탄올과 물걸레 등을 구매하려는 등 주검을 숨기고 살해 흔적을 감추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숨진 ㄴ씨가 출근을 하지 않아 가족과 경찰이 집으로 찾아갔는데, ㄱ씨는 ㄴ씨의 휴대전화로 ‘집에 없다’, ‘통영에 간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둘러댄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는 범행 후 숙박업소 3곳을 돌아다니다 범행 일주일 뒤인 지난달 19일 김천의 한 주차장에서 붙잡혔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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