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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월)

장관이 틱톡서 장난감 홍보? ... 트럼프 2기 ‘인플루언서 내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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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10월29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에서 선거 유세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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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주류 언론 대신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팟캐스트와 다양한 주제로 인터뷰를 하는가 하면 X(옛 트위터)에서 한때 계정 영구정지를 당하자 아예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만들기도 했다.

그가 재집권하면서 2기 트럼프 행정부에는 트럼프 당선인 외에도 ‘인플루언서형 정치인’이 대거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특히 이들은 소셜미디어에 개인의 인지도를 활용한 광고성 영상을 올리는 경우도 있어 이해충돌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WP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가 몇 주 전 자신의 틱톡 계정에 가정용 복싱 장난감 ‘박스볼렌’을 광고하는 영상을 올린 일을 소개하며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이 정치인과 인플루언서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영상에서 장난감을 주먹으로 땀이 범벅될 때까지 계속 치며 “박스볼렌!”이라고 외쳤다. 케네디 주니어의 틱톡 계정 팔로워는 300만명이 넘는다. 이 영상은 30분 만에 조회수 100만을 넘겼고, 박스볼렌 판매사는 자사 소셜 미디어 계정에 이 영상을 올려 홍보에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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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체 시력 향상과 복싱 연습을 할 수 있다는 박스볼렌을 직접 시연하는 케네디 주니어 /박스볼렌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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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보험서비스센터장으로 발탁된 메멧 오즈는 지난 10월 팔로워가 375만명인 X 계정에서 “아이허브처럼 신뢰할 수 있는 곳에서 판매하는 강장제가 연휴 스트레스를 줄여 줄 수 있다”고 했다. 의사 출신인 오즈는 온라인 쇼핑몰인 아이허브에서 ‘글로벌 고문’ 자리를 맡고 있다.

친트럼프 인사로 분류되는 로렌 보버트 콜로라도 하원의원은 타인 메시지 대신 읽어주기 플랫폼인 ‘카메오’에 등장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보버트 하원의원은 자신이 메시지를 대신 읽어주는 대가로 최소 가격 250달러(약 35만원)를 매겼다. 이는 유료 출연을 금지하는 하원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그의 계정은 이틀 만에 삭제됐다. 법무부 장관에 지명됐다가 논란 끝에 사퇴한 맷 게이츠도 최근 같은 플랫폼에서 500달러(약 70만원)에 메시지 대신 읽어주기 서비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자신의 책을 홍보해 왔다고 WP는 덧붙였다.

WP는 “트럼프 당선인 주변의 유명 인사들이 소셜미디어 인기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보여준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최초의 ‘인플루언서 내각’을 구성해 새로운 형태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 본인부터 최근 몇 달 동안에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성경과 신발, 포토 북, 자기 얼굴이 새겨진 시계, 친필 사인 기타 등을 광고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우파 성향 동영상 플랫폼 ‘럼블’에 출연해 백악관 브리핑룸의 주류 매체를 교체하는 방안을 아버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 등과 상의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우리는 기자실을 많은 ‘독립 언론인’들에게 개방하는 것에 대해 대화했다”며 “만약 뉴욕타임스가 거짓말을 했다면 더 많은 시청자와 팔로워를 가진 이들에게 개방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최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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