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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월)

유기견 구조 활동 중 비행기 추락해 숨진 한국계 美파일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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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유기견 구조 비행하다 추락 사망한 故 석 김씨.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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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유기견 구조 활동 중 불의의 사고로 숨진 한국계 조종사 석 김씨(49)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abc 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세 마리의 유기견을 태우고 비행하던 김씨는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뉴욕주 올버니로 가던 중 추락했다.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지 당국은 김씨가 추락하기 직전 난류로 인해 고도를 변경하기 위한 허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김씨는 사망했다. 함께 타고 있던 유기견 세 마리 중 한 마리는 죽고 두 마리만 살아남아 현재 치료받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파일럿이 되는 것이 꿈이었던 김씨는 4년 전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2022년 3월부터 동물 구조단체 '파일럿 앤 퍼스'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이 단체는 재난지역에 있는 유기견과 유기묘를 동물 보호소로 이송하는 일을 한다.

사고 당시에도 여느 때와 같이 구조 활동을 위해 이륙했던 김씨는 다시 땅을 밟을 수 없게 됐다.

김씨와 함께 일했던 페니 에드워즈는 그에 대해 "놀라운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에드워즈는 그가 올해 허리케인 헬렌으로 피해를 본 노스캐롤라이나 주민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는 일에도 참여했다며 "동물 구출뿐 아니라 그는 지역 사회를 위해서도 정말 많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불의의 사고 뒤 김씨의 가족은 그를 기리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을 떠올렸다. 사망한 유기견 리사를 화장해 남은 재를 묻어주는 것이었다. 리사의 유해가 김씨 가족의 집으로 이송되는 과정이 김씨를 위한 '추모 비행'이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김씨의 딸 레아(16)는 "아버지는 목숨을 걸고 비행에 나설 만큼 리사에 대해 각별했다"며 "우리는 리사를 계속 보살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리사의 유골을 자신들의 반려견 푸들의 유골이 묻힌 뒷마당에 같이 묻어주려 한다며 "아버지가 시작한 일을 계속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리사가 가까이에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덧붙였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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