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비-사이드’ ‘열혈사제2′서 열연
가수 비비인 배우 김형서. 드라마 ‘열혈사제2′에서 ‘할리 퀸’ 분장을 하고 범죄자를 응징하는 형사 ‘구자영’ 역을 연기하고 있다. /SBS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노래 ‘밤양갱’으로 큰 인기를 얻은 가수 비비(김형서·26)가 달콤, 살벌, 쌉쌀한 연기로 눈길을 끌고 있다. 살짝 미친 ‘조커’ ‘할리 퀸’의 연기를 떠올리게도 한다. 최근 공개된 디즈니+ 드라마 ‘강남 비-사이드’와 SBS 드라마 ‘열혈사제2′에서 당찬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는 것. 다듬어진 내공 있는 연기는 아니지만 배역의 감정이 ‘진짜’로 보이는 순간마다 캐릭터 매력이 훨훨 날았다.
마약 범죄 드라마 ‘강남 비-사이드’에서 김형서가 연기한 유흥업계 종사자 ‘재희’는 물리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최약자이지만, 복수를 위해 끝까지 결연한 캐릭터다. 얼굴에 칼을 맞고도 궁지에 몰린 적을 보며 재미있다는 듯 히죽히죽 웃는 김형서는 이 드라마의 ‘킥’(한 방)이었다. 코믹 수사극인 ‘열혈사제2′에선 형사 ‘구자영’ 역을 맡아 유려한 부산 사투리로 첫 등장부터 시선을 집중시켰다. “끄지라. 인중에 빵꾸 나기 싫으믄”이라는 험한 대사가 이렇게 맛깔날 수 없다. ‘열혈사제’ 원조 출연진 사이에서 모자람 없이 녹아들어 ‘구자영에 반했다’는 시청자 반응도 이어졌다.
'강남 비-사이드'에서 '재희'를 연기한 배우 김형서. /디즈니+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17년 가수로 데뷔한 김형서의 연기가 처음은 아니다.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2021)에서 배우 김서형의 아역으로 데뷔했고 작년 ‘화란’ 주연으로 칸 영화제에도 다녀왔다. 작년 디즈니+ 느와르 드라마 ‘최악의 악’에선 해외 마약 조직 보스의 딸로 야생마 같은 연기를 펼쳤다. 이번 두 작품에선 또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특히 배우 조우진·지창욱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드라마의 극성을 끌어올리는 중심적인 역할을 한 ‘강남 비-사이드’는 지난주 디즈니+ TV쇼 부문 세계 1위(플릭스패트롤 기준)에 올라 좋은 성과까지 얻었다. 강남에서 여성 종사자를 태우고 다니는 ‘콜카 기사’로 일해본 작가의 경험이 반영돼 생생한 작품. 언제든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삶의 헛헛한 인상을 잘 살린 김형서는 “재희의 다 낡고 지쳐버린 영혼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딘가 남다른 연기는 배우의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에서도 나온다. 자신의 얼굴을 ‘밋밋하다’고 표현한 적이 있지만 캐릭터는 전혀 밋밋하지 않다. 눈 밑에 점을 찍는 독특한 화장과 ADHD 진단 사실 등을 밝혀 화제가 됐다. 시상식 등에서 솔직하고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준다. ‘신스틸러’를 넘어 연기 활동이 기대된다는 의견이 많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연기자로서 김형서는 요즘 20대들이 바라는 당차고 소신 있으면서도 능동적이고 현명한 여성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며 “‘할매 입맛’이 들어간 노래 ‘밤양갱’처럼 비비의 연기에도 ‘애어른’ 같은 면모가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설득력이 있다”고 했다.
[김민정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