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정부터 이승만 정권 다룬 1권 출간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한국 현대 필화사 1' 출간 기자간담회 |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지구상에서 필화(筆禍)가 가장 많은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필화 올림픽이 있다면 아마 우리가 진작에 (메달을) 받았을 겁니다."
문학평론가이자 사회운동가인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이 한반도가 일제 치하에서 해방된 이래 벌어진 필화의 역사를 다룬 '한국 현대 필화사'(소명출판) 1권을 펴냈다.
임 소장은 2일 서울 종로구에서 출간 기념 간담회를 열어 "몇십 년에 걸쳐 모아온 자료들을 시대 순서대로 엮었다"고 설명했다.
사전적으로 필화는 발표한 글이 제재를 받는 일을 뜻하지만, 임 소장은 이번 책에서 필화의 개념을 글뿐 아니라 정치나 학문,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탄압 전반으로 확장했다.
그 이유에 대해 임 소장은 "붓으로 쓴 것에 대한 탄압만을 필화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붓은 자기 의사를 나타내는 것을 상징할 뿐 의사 표현이 붓으로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질문에 답하는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
이번에 발간된 1권은 해방 후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 시기의 필화를 다루고, 앞으로 발간될 2권은 장면과 박정희 정권, 3권은 그 이후 시대의 필화를 설명할 예정이다. 2·3권은 내년에 발간된다.
임 소장은 "세 권을 한꺼번에 출간하려 했는데, 이승만을 우상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리기 위해 1권을 먼저 펴냈다"고 말했다.
1권에는 미군정 시기 한반도 상황부터 이승만 정권이 1959년 경향신문을 폐간한 이른바 '여적 필화 사건', 유명 만담가 신불출이 이승만 정권을 비난하는 만담을 하다가 우익 관중들에게 폭행당하고 치안 교란을 이유로 복역한 사건 등이 수록됐다.
임 소장은 "이 책을 보면 한국 현대사를 더 깊이 알 수 있다"며 "세계사를 움직이는 것은 전부 필화이고, 한국 현대사를 움직이는 것 역시 필화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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