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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월)

韓증시 5개월째 '하강기류'···금융위기 이후 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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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등 해외는 등락 반복하는데

국내 증시만 장기간 하락 추세

트럼프 집권 따른 불확실성 커

방어주 중심 투자 전략 세워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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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이 5개월 연속 나란히 내리막을 걸으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 12월마저도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글로벌 금융위기와 2000년 닷컴버블 당시의 최장 기록과 같아지게 된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낮은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경기 방어주 위주의 투자 전략을 세울 것을 조언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코스피지수는 100.24포인트(3.92%) 내렸다. 코스닥지수도 지난 달에만 8.73% 급락했다. 두 지수 모두 올해 7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6월부터 11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한 이후 최장 기록이다. 국내 증시 역사상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모두 연속으로 하락한 최장 기간은 6개월로 2000년 IT버블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2년 카드사태 당시에도 두 지수는 4개월 하락에서 멈췄다.

이번 하락이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은 2008년과 다른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2008년에는 전 세계를 덮친 금융위기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특히 ‘R(경기 침체)의 공포’가 또다시 주요국을 급습한 10월에는 코스피(-23.13%)와 코스닥(-30.12%) 뿐 아니라 S&P500(-16.94%), 나스닥(-17.73%)도 큰 폭으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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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유독 국내 증시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7~11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10.47%), 나스닥지수(8.38%)는 고점 논란에도 상승세를 이어갔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12% 이상 상승했다. 그나마 일본 닛케이225가 3.47% 하락했으나 코스피(-12.22%) 낙폭에는 한참 못미친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가 무너진 대표적인 요인으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트럼프 재집권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 등을 꼽는다. 여기에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의 깜짝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 둔화 신호로 작용하며 더욱 맥을 못 추는 모양새다. 지난달 수출이 전년 대비 1.4% 증가했음에도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은 각각 5.1%, 0.6% 감소한 점도 불안 요소다.

특히 코스피 시총 16%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국내 증시를 짓누르는 양상이다. 실제 지난 한 달간 삼성전자는 8.46% 내려 코스피 하락률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11월에만 삼성전자 3조 9433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는데 이는 유가증권시장 전체 매도 물량의 90%에 달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단기적으로 반등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내년에도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중심으로 반도체 시장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선도 업체들에 주도권을 뺏긴데다 지난달 레거시(범용) 반도체 가격이 두 자릿수 이상 하락률을 기록하는 등 다운 사이클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HBM에서 드러난 삼성의 경쟁력 약화로 인해 기술의 삼성이라는 이미지가 훼손됐고 기술 기업으로서 장기 성장성에도 의문이 생기면서 주가는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부진한 기업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12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다. 통상 12월에는 배당을 받기 위해 주식 현물을 사고 선물은 파는 배당 연계 차익거래 등을 비롯해 연초 기대효과 등과 맞물려 증시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올해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하락과 관세에서 자유로운 소프트웨어, 통신, 헬스케어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경기에 민감한 종목보다 경기 방어를 중심으로 한 투자 전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ka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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