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지 '참기' or '간이 변기'…승객·동료 눈치에 간이 변기 어려워
서울교통공사 "운행 시간 단축 등 대책 검토"
서울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승객들이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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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에 오르기 전에 화장실을 들르지만 사람이다 보니 급한 일이 생기기 마련이죠."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30년 넘게 서울 지하철을 운전한 베테랑 기관사 A 씨는 열차 운행 중에 생리현상으로 힘들 때가 종종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저희도 프로라고 생각하니까 늘 조심하긴 하지만 1년에 몇 번은 몸이 안 좋은 날이 있다"며 "그럴 때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5일 오전 8시 11분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차장이 운행 도중 급하게 화장실을 이용해 후속 열차가 20분가량 지연되는 일이 발생했다. 차장은 약 4분 동안 화장실을 쓰고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장실 연착'으로 지하철 승무원이 겪는 생리현상에 대한 고충이 드러났다. 지하철 기관사들에 따르면 한 번 운행에 보통 2~3시간이 소요되고 중간에 화장실을 다녀오는 건 꿈도 꾸기 어렵다고 한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이에 대해 대책을 고심 중이다.
지하철을 운행하는 도중 화장실이 급하다면 승무원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두 가지다. 운행을 잠시 멈추는 한이 있더라도 화장실에 뛰어갔다 오거나, 운전실에 놓인 간이변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15년째 기관사로 일하고 있는 B 씨는 중간에 화장실 뛰어다녀오는 건 상상도 하기 어렵다고 손사래 쳤다. 그 대신 B 씨는 근무 1시간 전부터는 물은 물론 음식도 입에 대지 않는다고 했다.
B 씨는 "점심시간 전 근무면 그냥 걸렀다가 근무를 마치고 먹는다"며 "혹시나 먹었다가 탈이 나면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화장실 대신 열차에 있는 간이변기를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역 사이 거리가 짧을 경우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전에 다음 역에 도착하면 승객들이나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열차에 탄 동료가 그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이와 관련해서 선로 인근에 간이 화장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회당 운전 시간도 축소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생리현상은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이 문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archi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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