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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통풍의 적’ 연말 술자리...맥주만 피하면 된다?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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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뿐 아니라 주류 자체가 위험 높여
요산 생성 많은 비만 남성 ‘고위험군’


매경이코노미

(게티이미지뱅크)


2024년이 끝을 향하고 있다. 연말에는 송년회 등 술 마실 일이 잦아지기 마련이다. 이때 조심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 통풍 환자다. 송년회에 빠지지 않는 기름진 음식과 과음이 통풍의 악화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통풍(痛風)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염 결정이 관절의 연골과 힘줄 등 주위 조직에 침착되는 질환이다. 요산은 음식이 간에서 대사돼 생기는 최종 분해 산물로, 쌓이면 결정체로 변해 염증과 통증을 유발한다.

‘바람만 불어도 심한 통증을 느낀다’고 해서 이름 붙은 통풍은 극심한 통증이 특징이다. 발가락이나 발목, 손가락이 손을 못 댈 정도로 붓는 게 대표 증상이다. 전상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통풍은 요즘같이 찬 바람이 부는 겨울철에는 혈액 속 요산 침착이 활성화돼 염증이 심해지고 증상이 더 악화하는데,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발생 빈도가 늘어나고 만성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풍은 흔히 맥주를 많이 마시면 걸리는 병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종과 무관하게 알코올이 들어간 모든 술은 통풍 위험을 높인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알코올이 콩팥에서 요산 배설을 억제해 혈중 요산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효모, 보리 등 퓨린(purine) 함량이 높은 탓에 맥주가 다른 술보다 위험할 뿐이다.

특히 비만 남성은 통풍 고위험군으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비만 자체가 체내 요산 생성을 증가시키는 데다 신장 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떨어져 요산 배설이 원활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 잦은 회식 등으로 상대적으로 운동량이 적은 젊은 남성들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통풍은 꾸준한 약물 치료와 식이요법을 통한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통풍 치료에는 통증을 완화하는 항염증제와 요산 배설을 촉진하는 약을 사용한다. 음식의 경우 저지방이나 무지방 유제품, 곡류, 채소, 과일, 달걀, 해조류 등이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된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소변으로 요산 배설에 도움을 줘 통풍에 효과가 있다. 조깅, 등산, 수영 등 적당히 땀을 흘릴 수 있는 유산소 운동 역시 통풍 예방에 좋다. 반면 과격한 운동은 요산 생산을 늘리고 몸속에 젖산을 축적해 통풍 증상을 악화할 수 있다.

전상현 교수는 “통풍은 보통 통증이 있을 때만 치료하고 꾸준히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통풍 결절이 울퉁불퉁 튀어나와 신발을 제대로 신지 못할 수 있고, 신장 기능 저하 등 치명적인 합병증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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