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년 만의 기록적인 11월 폭설이 내린 지난 27일, 원주에서는 53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5시 50분께 원주시 호저면 만종리 만종교차로의 기업도시 방면 도로에서 앞서가던 승용차가 정지해 뒤따르던 차량들이 잇달아 추돌하면서 순식간에 53대가 뒤엉켰다. 이 사고로 11명이 다쳤고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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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원주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낮 동안 도로 위의 눈은 녹았지만, 녹은 눈이 그대로 얼어붙어 '블랙아이스'로 변했다. 블랙아이스는 '검은색 얼음'이라는 뜻으로, 도로 표면이 얇은 얼음층으로 덮이는 현상을 말한다.
눈 또는 비가 아스팔트 도로 틈새에 스며들었다가 밤새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면서 도로의 기름·먼지 등과 한데 섞여 얼어붙는다. 얇고 투명하기 때문에 검은 아스팔트 색이 그대로 비치며 주행 시 맨눈으로 쉽게 구분되지 않아 자칫하면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의 저승사자'로 불린다.
도로교통공단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간 교통사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결빙 교통사고는 총 4609건 발생했으며 이 중 107명이 사망하고 7728명이 다쳤다. 결빙 교통사고의 76%는 12~1월에 집중됐고, 결빙도로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결빙이 아닌 도로에 비해 약 1.5배 높았다. 특히, 고속도로가 얼었을 경우에는 치사율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도로 결빙 시 치사율은 16.1에 달했다. 결빙이 아닌 고속도로(4.7)보다 3.4배 높은 수준이다. 얼어붙은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100건의 사건에서 16명가량은 목숨을 잃는다는 얘기다. 가장 위험 시간대는 새벽 4~6시로 치사율이 8.8에 달했고, 아침 8~10시에는 결빙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전체 결빙 사고의 22.1%)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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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공단은 결빙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도로가 얼기 쉬운 교량·고가차도와 터널·지하차도, 급커브 구간에서는 특히 주의하며 서행 운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기온이 낮을수록 교량, 터널, 지하차도 등 통행 시 주의를 기울이고 장시간 해가 들지 않는 새벽 시간에는 특별히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감속 운전할 것을 당부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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