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특사에 ‘종전론자’ 켈로그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 지명자. /로이터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7일 키스 켈로그(80)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 안보센터장을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줄기차게 주장해 온 ‘평화 협상을 통한 즉각적 종전’을 실현해야 하는 자리다. 켈로그가 특사로 지명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국식 종전’으로 끝맺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종전안의 밑그림을 그린 이가 다름 아닌 켈로그 지명자이기 때문이다.
육군 중장 출신인 켈로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 사무차장,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등으로 일하며 트럼프와 친분을 쌓았다. 이후 트럼프 측근들이 만든 싱크탱크인 AFPI에서 일하면서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안보 전략을 짰다. 이를 압축한 것이 지난 4월 발표한 ‘미국 우선주의, 러시아, 우크라이나’란 보고서다. 그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종전안을 마련해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에게 보고했다.
미국 매체들을 통해 알려진 그의 종전안은 평화 협상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전쟁을 끝내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며, 이를 위해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당한 영토의 회복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포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 초기부터 평화 협상의 조건으로 주장해 온 핵심 요구 두 가지를 들어주자는 것이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반대하면 무기와 재정 지원을 끊어 압박한다.
종전안엔 양국의 경계선을 평화 협상이 끝나는 시점의 전선으로 정하며, 이곳에 수 ㎞ 폭의 완충 지대를 만들어 나토의 유럽 동맹국 병력이 지키자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당일의 전선을 기준으로 총길이 약 240㎞, 폭 4㎞의 비무장지대(DMZ)를 만들어 남북의 경계선으로 삼고, 휴전 상태를 중립국 감독위원회가 감시하는 현재 한반도의 휴전 상태와 비슷하다.
그래픽=김하경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에 대한 핵 미사일 위협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카자흐스탄을 방문 중인 푸틴은 이날 러시아의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오레시니크’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폭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옛 소련권 국가들의 안보 협력체인 집단 안보 조약 기구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현재 국방부와 총참모부가 타격할 목표물을 선정하고 있으며, 군사 시설이나 방위 산업 시설, 키이우의 의사 결정 기지가 (목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21일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오레시니크로 대응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러시아 매체들은 세르게이 카라카예프 전략미사일군 사령관이 최근 내부 기고에서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사르마트(Sarmat)를 전투 임무(실전)에 배치하기 위한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5세대 신형 야르스(Yars) 및 아방가르드(Avangard)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도 전략미사일 부대에 도입됐다”고 주장했다.
사르마트는 러시아가 서방과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단골로 언급해 온 초대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사거리는 1만8000㎞에 달하며, 미국과 나토의 다층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뚫기 위해 개발한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체(MIRV)’와 ‘극초음속 활공체(HGV)’ 기술이 적용된 탄두를 최대 20여 개 실을 수 있다. 2009년 개발을 시작했으나 계속 실패를 거듭하다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2022년 4월에야 첫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당시 러시아 국영 매체들은 “이 미사일 한 방이면 프랑스 전체 혹은 미국 텍사스주를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파리=정철환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