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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부담될 땐…ETF 기대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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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코인 재테크 ‘4대 키워드’
복잡한 게 싫어질 땐…밈 코인·RWA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가장 주목받는 투자처로 ‘디지털자산(코인)’이 급부상했다. 문제는 많아도 너무 많은 코인 종류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거래 가능한 코인만 2만4000여종에 이른다. 투자는 하고 싶은데, 어떤 코인에 언제 투자해야 할지 고민이 앞서는 이유다.

코인은 특히나 ‘키워드’에 민감한 투자 시장이다. 그동안 특정 키워드나 섹터(투자 분야)가 대세로 지목받고 나면, 이후 관련 코인이 줄줄이 오르는 모습을 보여왔다. 2021년 NFT, 2022년 인공지능(AI) 코인이 대표적이다. 올해 연말, 그리고 2025년까지 주목받을 4가지 코인 투자 키워드를 정리해본다.

매경이코노미

비트코인 콘퍼런스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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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장주 ‘비트코인’

트럼프 훈풍…여전히 ‘김프’ 없어

‘구관이 명관’이다. 역사가 가장 긴, 그리고 시가총액이 가장 큰 대장주 ‘비트코인’이 2025년에도 1위 유망 투자상품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유력해진 시점부터 상승세가 가파르다. “앞으로 획득할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 미국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겠다” “비트코인 대통령 자문위원회를 설립하겠다”는 등 비트코인에 친화적인 공약을 쏟아낸 덕분이다. 대선 직전인 11월 4일 글로벌 시세가 9500만원을 밑돌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11월 21일 기준 1억3000만원을 돌파했다. 연일 전고점을 경신하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대주주로 있는 ‘트럼프 미디어’가 한 코인 거래소를 인수한다는 최근 뉴스가 나오면서 비트코인 상승세는 더 탄력을 받기도 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회사인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가 지분 55%를 보유한 코인 거래소 ‘백트’가 주인공이다. 11월 18일 외신 보도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3% 올랐고 백트 주가 역시 16.3% 급등했다.

여러 전문가가 비트코인을 유망 투자처로 지목하는 건 비단 트럼프발 단기 호재 때문만은 아니다. 정체가 불분명한 ‘위험 투자처’였던 비트코인은, 글로벌 기관 자본 유입에 힘입어 명실상부 ‘대체 투자 자산’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2009년 첫 비트코인 발행 이후 역사가 15년 넘게 지속하며 신뢰를 얻었고 현물 ETF 상장으로 기관 자본이 대거 유입됐다. 코인셰어즈에 따르면 11월 기준 올해 초 대비 ETF를 비롯한 글로벌 기관 신규 비트코인 투자액은 313억달러에 달한다. 원화로 환산하면 올해만 44조원에 육박하는 돈이 비트코인에 쏟아졌다는 얘기다.

지정학적 불안이 커질 때 비트코인에 돈이 몰리기 시작한 최근 현상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1월 19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언급하는 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긴장이 고조되자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과거에는 외부 불확실성이 커질 때면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고는 했다. ‘금’과 마찬가지로 불확실성을 장기 헤지(분산·회피)하는 수단으로 투자자 사이에서 인식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김치 프리미엄’이 아직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 코인 거래 가격과 글로벌 시세 간 격차를 뜻하는 말이다. 올해 3월 10%대였던 비트코인 김프는 최근 1%대로 거의 없다시피 한 수준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에는 오히려 ‘역프리미엄’이 나타나기도 했다. 국내 한 거래소 업계 관계자는 “김프는 글로벌 투자자 사이에서도 ‘과열 신호’로 해석되는 지표다. 최근 비트코인 상승은 글로벌 기관을 비롯한 해외 자본이 이끌고 있다”며 “최근 공포·탐욕지수가 최고점에 달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개인 투자자 매수 수요가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2. 현물 ETF, 다음 타자 찾아라

ETF 기대감에 솔라나·리플 급등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비트코인이 재조명되기 시작한 건 사실이지만, 올해 초까지 범위를 넓히면 얘기가 달라진다. 비트코인 랠리를 견인한 건 ‘현물 ETF’ 승인이다. 올해 1월 5000만원대를 횡보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현물 ETF 상장 이후 급등을 거듭, 트럼프 이슈가 아직 없던 올해 6월에는 1억원에 육박할 만큼 올랐다. 직접 코인 거래를 꺼리던 기관 투자자가 본격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덩치 자체가 달라졌다. 올해 초 이더리움 가격이 두 달 만에 300만원에서 500만원대까지 급등했던 이유도 현물 ETF에 있다. 현물 ETF 승인 이후 비트코인 급등을 목도한 투자자들이, 차기 ETF 승인이 유력한 이더리움에 베팅하며 가격이 크게 올랐다.

올해도 ‘현물 ETF 이슈’와 관련된 코인이 급등세다. ETF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코인 중 승인 가능성이 높은 다음 타자로 ‘솔라나’ ‘리플’ 등이 지목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그간 현물 ETF 상장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놓고 “싹 다 바꾸겠다”고 공언하며 승인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솔라나’는 최근 한 달 기준 상승률 약 45%를 기록하며 비트코인·이더리움에 이어 시총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앞서 반에크, 21쉐어스 등 글로벌 운용사가 솔라나 현물 ETF 승인을 위한 거래 규칙 변경 신청서를 제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사 중 하나인 비트와이즈가 SEC에 신고서를 내며 기대감을 키웠다.

그간 SEC와 오랜 소송전을 벌였던 ‘리플’ 역시 ETF 기대감으로 폭등 중이다. 11월 초 700원대를 유지하던 가격이 11월 21일 기준 1570원까지 오르며 한 달 새 2배 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SEC 의장 교체 시 소송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리플 상승을 더욱 부채질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SEC는 코인이 증권에 해당한다며 규제에 나섰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증권성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비트코인·이더리움 외에도 다른 현물 ETF 코인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물 ETF 승인 이후에도 지지부진한 ‘이더리움’ 역시 추후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동안 이더리움 현물 ETF는 ‘스테이킹’이 허용되지 않았다. 일반 이더리움은 스테이킹 덕에 보유만 하고 있어도 일종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증권성 시비에 휘말리며 불허됐던 이더리움 스테이킹이 허용될 경우, 잠잠했던 현물 ETF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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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뉴노멀로 떠오른 ‘밈 코인’

도지코인 필두 ‘개 테마’ 강세

인터넷 유행을 뜻하는 ‘밈’이 코인 시장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가 됐다. 여타 코인과 달리, 별다른 기능 없이 처음에는 장난처럼 만들어진 ‘밈 코인’이 시총 상위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린 요즘이다. 도지코인, 시바이누, 페페, 봉크, 도그위프햇, 플로키 등 현재 시총 100위권 메이저 코인 중 무려 13개가 밈 코인으로 분류된다. 1년 전인 2023년 11월만 해도 도지코인, 시바이누, 페페 등 3개뿐이었다. 당시 페페는 90위권에 겨우 턱걸이한 수준이었다.

밈 코인 대장주로 불리는 도지코인은 시총 순위 6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도지 파더’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주(CEO)가 트럼프 당선 일등 공신으로 지목되면서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한 달 기준 상승률이 160%에 달한다. 최근에는 머스크가 수장으로 임명된 트럼프 행정부의 새 조직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덕에 화제가 됐다. 해당 부서 영문 약칭은 ‘DOGE’로 도지코인과 동일하다.

도지코인을 패러디해 ‘시바견’ 캐릭터를 앞세운 ‘시바이누’는 시총 10위 메이저 코인으로 거듭났다. 마찬가지로 시바견 캐릭터에 기반해 만든 ‘봉크’, 머스크 시바견 이름을 따서 탄생한 ‘플로키’, 시바견에 모자를 씌운 ‘도그위프햇’까지 밈 코인 시장에는 이른바 ‘개 테마 강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커뮤니티에서 유행한 개구리 캐릭터 ‘페페 더 프로그’에서 출발한 밈 코인 페페는 1년 전 시총 88위에서 최근 1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밈 코인이 각광받는 이유는 여럿이다. 코인 투자 주류 생태계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강한 지지를 얻는 데다, 이해가 어려운 복잡한 기술을 앞세워 높은 상장 차익을 얻는 여타 유틸리티 코인에 대한 반발 심리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현재는 아무런 기능도 없지만, 절대다수가 밈 코인을 보유하게 될 경우 경제적인 파생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인 시장으로 유동성이 몰리는 가운데, 밈 코인이 ‘뉴노멀’로 거듭날 가능성이 없잖다”며 “기술적으로 복잡하거나 따로 공부를 해야 하는 코인, 즉 ‘미래에 유망하다고 주장되는 스토리’를 가진 코인보다는 당장 돈이 쏠리는 밈 코인에 투자해 차익 수혜를 보고자 하는 수요가 커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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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실물자산 토큰화 ‘RWA’

미 국채 쪼개…개인도 거래 가능

‘실제 활용되는 분야가 많지 않다’는 점은 코인과 블록체인 업계 고질병으로 꼽혀왔다. ‘코인 실용성’ 측면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는 ‘RWA’다. ‘실물자산(Real World Asset)’을 기반으로 하는 코인이라는 의미로, 채권·부동산·금·미술품 같은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토큰화하는 트렌드를 말한다. 조각 투자로 익숙한 ‘증권토큰(ST)’과 비슷하지만 증권(투자 계약)뿐 아니라 실제 자산을 토큰화한다는 점에서 더 넓은 범주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최근 업비트 콘퍼런스에 나서 “블록체인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기술이 아니다”라며 가장 먼저 꼽은 분야도 바로 RWA다.

글로벌 RWA 시장은 나날이 성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여러 실물자산에 투자해왔던 대형 금융기관에서 관심이 높다.

올해 초 블랙록과 프랭클린템플턴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미국 국채를 토큰화한 펀드를 내놨다. 11월 20일 기준 토큰화된 미국 국채 가치는 약 24억달러다. 토큰화된 개인 신용(약 94억달러)을 포함한 전체 RWA 시장 가치는 133억달러, 한화로 19조원에 육박한다. 2023년 초 50억달러에서 채 2년도 안 돼 2배 이상 늘었다.

글로벌 경영 전략 컨설팅 기업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자산 토큰화 시장이 2030년 16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을 정도로 잠재성이 크다.

RWA 대장주로 평가받는 건 ‘아발란체’와 ‘체인링크’다. 아발란체는 금융기관이 보유한 자산을 토큰화할 수 있는 자체 프라이빗 블록체인 구축 기술을 제공한다. JP모건이 프라이빗 자산을 아발란체 네트워크를 통해 토큰화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체인링크는 RWA 핵심으로 꼽히는 현실 세계 데이터를 블록체인상으로 옮기는 기술, 이른바 ‘오라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점했다는 평가다.

‘온도파이낸스’도 RWA 선두 주자로 꼽힌다. 기반 기술을 지원하는 아발란체·체인링크와 달리 직접 RWA 사업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주요 콘셉트는 미국 국채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그간 기관 투자자만 접근할 수 있던 전통 금융상품을 토큰화해 일반 투자자도 거래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다.

[나건웅 기자 na.kunwoong@mk.co.kr,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6호 (2024.11.27~2024.12.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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