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 단행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삼성전자 ‘HBM3E’ 제품에 남긴 서명. 한진만 사장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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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DS부문장, 대표이사 내정…DX 부문 한종희와 ‘투톱’
파운드리 수장 경질…‘젠슨 황 서명’ 받은 한진만 사장 기용
삼성전자가 회사의 ‘대들보’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무게를 싣는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메모리사업부가 대표이사 직할 체제로 승격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이 사업부장을 겸임한다.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는데도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투자에서 적기를 놓쳤다는 안팎의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메모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는 성격의 인사다. 삼성전자의 컨트롤타워 노릇을 하는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의 수장인 정현호 부회장은 자리를 유지한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27일 발표했다. 반도체 담당 DS 부문의 전영현 부회장은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이로써 스마트폰·가전을 담당하는 DX 부문의 한종희 대표이사와의 ‘투톱 체제’가 구축됐다.
DS 부문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은 경질됐다. 전 부문장이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한다.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한진만 DS 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이 맡는다.
삼성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 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 메모리 사업부를 대표이사 직할체제로 전환하고 파운드리사업 수장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이날 사장단 인사는 ‘다시 메모리’로 압축된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메모리-파운드리-설계(시스템LSI)’의 3축 체제였으나,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메모리가 대표이사 직속으로 격이 높아졌다. 김용관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이 DS 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을 맡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을 2020년부터 이끌어온 최시영 사장은 경질됐다. 삼성 파운드리는 낮은 수율(양품 비율) 문제로 인해 대형 고객사 확보에 난항을 겪어왔다.
한진만 신임 파운드리사업부장은 2022년부터 미국 반도체 사업을 지휘해왔다. 올해 3월 한 전시회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게 HBM 5세대 제품인 ‘HBM3E’를 소개하고 친필 서명도 받아낸 바 있다.
파운드리사업부에는 사장급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도 새로 생겼다. 남석우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제조·기술담당이 해당 보직을 맡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서 빅테크 고객을 상대해온 한 사장과 기술에 정통한 남 사장을 기용해 파운드리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지난 25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항소심 최후 변론에서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외에는 대부분 기존 보직을 지켰다. 스마트폰·가전 담당 DX 부문은 한종희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이어간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과 용석우 VD(영상가전)사업부장도 유임됐다.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부회장)도 자리를 지킨다. 정 부회장은 삼성전자 ‘미니 사령탑’ 역할을 하는 사업지원TF를 2017년부터 이끌어왔다. 계열사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이 회장을 보좌해 인수·합병·투자 등 주요 결정을 내리는 역할이다. 최근 반도체 사업 부진과 관료화돼가는 내부 조직문화 등의 배경에는 사업지원TF의 비효율적인 의사결정 체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안팎의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 회장이 경영권 승계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안정적인 리스크 대응을 위해 정 부회장을 유임시켰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드보이들의 귀환’도 돋보인다. 전 부문장은 2014년 메모리사업부장을 맡았다. 10년 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퇴임 임원까지 복귀했다. 지난해 현업에서 물러난 이원진 상담역이 DX 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으로 기용됐다. 일각에서는 이를 ‘인재 부족’을 나타내는 징후로 해석한다.
삼성전자는 “경영 역량이 입증된 베테랑 사장에게 신사업 발굴 과제를 부여하는 등 쇄신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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