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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채 상병 사건 국정조사에 곤혹스러운 국민의힘…“특검법 약속하더니 국정조사마저 함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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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격차해소특별위원회 ‘정년연장 쟁점과 과제’ 정책토론회 도중 자리에서 나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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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추진하는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국정조사에 여당인 국민의힘은 반대하면서도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선 한동훈 대표가 제3자 추천 특검법 발의를 약속해놓고 아직 이행하지 않아 야당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국정조사는 특검법처럼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으로 막을 수 없다. 과반 야당이 밀어붙인다면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정기국회 안에 밀어붙일 것으로 보이는 채 상병 사건 국정조사에 대한 참여 가능성을 완전히 닫진 않았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전날 민“당내에 국정조사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며 “내부 의견을 조금 더 듣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대표도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계속 자기 이슈를 가고 있는 것”이라고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채 상병 사건 처리 과정에서의 외압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가 진행 중이고, 군사법원에서 박정훈 대령의 항명 혐의에 대한 재판도 1심 선고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기다리자는 게 여당의 기본 입장이다. 또 국회 국방위원회 등에서 현안 질의나 청문회로 채 상병 사건을 많이 다뤘기 때문에 국정조사까지 필요하지 않다는 기류가 강하다.

하지만 채 상병 사건은 한 대표가 국민적 의구심 해소를 위한 제3자 추천 방식 특검을 약속했던 사안이다. 한 대표는 지난 6월 당대표 출마선언을 하며 “보수는 안보에서는 다른 정치세력에 뒤지면 안 된다. 그 사안(채 상병 사건)에 대해 국민들께서 가진 의구심을 풀어드려야 한다”고 말하며 당대표가 되면 대법원장 등 제3자가 추천하는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한 대표는 지금까지 특검법을 발의하기는커녕 야당의 제3자 추천 방식 특검법에도 반대했고, 이번에는 국정조사 요구까지 외면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호언장담했던 한 대표는 어디에서 뭘 하나”라며 “국정조사에 적극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제 한 대표가 답할 차례”라며 “채 상병 특검법 발의까지 약속했던 한 대표가 국정조사까지 함구한다면, 그야말로 ‘식언’의 대표가 아닐까 싶다”고 비판했다.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진 야당들이 국정조사특위 구성안을 통과시키면 여당이 막을 수 없는 점도 고민거리다. 국민의힘으로선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국정조사에 찬성하다고 할 수도 없고, 보이콧해서 야당의 독무대로 만들어줄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2년 전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국정조사 때도 국민의힘은 이런 이유로 국정조사에 반대하다가 결국 출범 후에는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참여했다. 이번에도 국정조사특위가 구성되는 시점에는 여당 입장에서 대통령실과 정부를 방어하기 위해 참여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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