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출신 재무장관에 시장 안도
'트럼프發 금리 발작' 우려 해소
외국인 8거래일째 5.7조 순매수
증시도 유동성 랠리 기대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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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채권 금리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채권 시장에서도 금리 인하(채권 가격 상승)에 베팅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의 재무부 장관으로 월가 출신의 헤지펀드 창업자 스콧 베센트를 낙점하면서, ‘금리 발작’ 우려가 진정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15일부터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10년물 국채 선물 시장에서 순매수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이 사들인 물량만 5조 7096억 원어치에 이른다. 특히 이날에는 1조 6233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지난 6월 17일 2조 1319억 원 이후 5개월여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 매수 포지션은 투자자들이 국채 금리가 내릴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채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매수 포지션은 국채 선물 가격이 상승할 때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외국인은 앞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인 6일부터 이달 14일까지 10년물 국채 선물을 2조 132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고관세 정책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진 여파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채 금리는 우리나라 채권 금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동인”이라며 “미국 국채 금리가 내리면 한국의 국채 금리도 여지 없이 내리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5일(현시지간) 종가 기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274%로 전월 대비 11bp(1bp=0.01%포인트) 급락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4.2%대를 기록한 것은 대선 직전인 이달 5일(4.2708%)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금리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가 재무부 장관에 지명된 것을 꼽는다. 베센트 장관 후보는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와 국채 발행을 줄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급진적 관세 정책보다는 단계적 인상을 주장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정책 기조를 완화시킬 수 있을 거라는 평가다.
금융 투자 업계에서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진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하며 채권뿐만 아니라 주식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특히 연준이 지난 9월 ‘빅컷’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 계속해서 인하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주요국들이 금리 인하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경우 경기 둔화 압력이 심화되면서 12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빅컷을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중국 역시 미 연준이 12월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지급준비율 인하 등 추가 유동성 정책을 실시할 여지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일본 역시 저소득층 현금 지급을 포함한 총 39조 엔(약 354조 원) 규모의 경제 부양책을 확정한 상황이라 트럼프 트레이드가 안정된다면 올 연말 유동성 랠리 효과는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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