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불 투자 약속했지만 인니정부 "불공정"
아이폰 16 판매 재개까지는 시간 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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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자국 내 투자 부족을 이유로 ‘아이폰 16 판매 금지’ 조치를 내린 인도네시아에 기존 보다 10배 많은 ‘1억 달러(약 1400억 원)’의 투자금을 제시했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구스 카르타사스미타 인도네시아 산업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애플의 투자 금액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이 자사의 아이폰 등을 150만 대 가량 팔고 있는 베트남에는 1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약 250만 대를 팔고 있는 것과 비교해 여전히 투자가 부족하다는 취지다. 카르타사스미타 장관은 또 삼성전자나 중국 샤오미와 같은 경쟁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인도네시아에 각각 5억 달러(약 7000억 원), 35억 달러(4조 8000억 원)를 투자해 현지 생산까지 하는 것과 비교해도 애플의 투자가 턱 없이 부족하다고 짚었다. 장관은 “우리는 애플이 이곳에서 다시 사업을 하기를 원하지만 공정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애플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관한 자국 내 콘텐츠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이폰 16의 판매를 금지했다. 인도네시아는 국내 제조 산업을 지키기 위해 자국에서 만든 부품 비중이 40%를 넘지 않는 휴대폰과 태블릿PC 등에는 국내 부품 수준 증명서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증명서를 받지 못할 경우 현지에서 상품 판매 허가가 나지 않는다. 만약 이 사항을 지키기 어렵다면 부품 40%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투자해야 한다.
이런 규정을 넘기 위해 삼성전자와 중국 샤오미는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설립해 현지 생산을 하고 있다. 반면 애플과 구글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아이폰16과 픽셀9 판매가 금지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해당 제품의 해외 구매도 차단했다. 애플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달 초 자카르타에 위치한 부품 제조 공장에 1000만 달러(약 139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인도네시아 정부 달래기에 실패했고 21일 투자 금액을 1억 달러로 10배 증액했다.
하지만 이날 카르타사스미타 장관의 발언에서 볼 때 아이폰16의 현지 판매 재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장관은 이날 “애플이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설립하는 것이 여전히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하며 “애플이 우리를 만나기 위해 협상팀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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