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잭 스미스 특별검사.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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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의 잭 스미스 특별검사(특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2020년 대선 결과 전복 및 기밀문서 유출 혐의에 대한 기소를 공식적으로 포기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미 법무부의 형사 기소 불가 정책에 따른 것이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스미스 특검은 이날 워싱턴DC 법원에 2020년 대선 전복 혐의를 받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기소를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스미스 특검은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기소의 당위성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 헌법에 따라 현직 대통령에 대한 연방 기소와 형사 기소를 금지하는 것이 오랜 법무부의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적으로 이번 기소는 피고인이 취임하기 전에 기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미스 특검은 또 이와 별개로 제11순회 항소법원에 기밀문서 유출 사건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당선인을 공동 피고인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법무부는 1970년대부터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대통령직 수행에 대한 간섭으로 보고 재임 중인 대통령에 대해 기소하지 않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을 형사 기소하는 것이 국가 최고 행정수반의 기능을 약화시킴으써 미국 헌법을 위반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직 대통령의 경우 필요시 일반 기소가 아닌 탄핵 절차를 따라야 한다.
로이터는 이같은 스미스 특검의 기소 포기에 대해 "지난 5일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고 내년 1월20일 대통령직에 복귀할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큰 법적 승리를 의미한다"고 짚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州) 글렌데일에서 열린 유세에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를 곁에 두고 연설하고 있다. 11월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케네디 후보는 이날 선거운동 중단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2024.08.23. ⓒ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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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 측은 스미스 특검의 이 같은 결정을 환영했다. 스티븐 청 트럼프 대선캠프 대변인은 "법치주의의 중대한 승리"라며 "미국 국민과 트럼프 당선인은 사법 시스템의 정치적 무기화를 즉각 중단하기를 원하며 우리나라가 단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조 바이든 정부의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 관련 사건에 대해 스미스 특검을 임명했다. 스미스 특검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기밀문서 유출 혐의 등으로 지난해 8월 트럼프 당선인을 기소했다. 해당 사건 재판은 대선 경선이 한창이던 지난 3월4일 시작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선 출마를 선언한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이 선거 활동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면책특권을 내세우며 재판 지연 전략을 펼쳤다. 이 전략이 먹히면서 재판 일정은 대선 이후로 미뤄졌고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로 판결이 유야무야 끝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선거 운동 당시 자신에 대한 기소를 '마녀사냥', '정치적 탄압' 등으로 규정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특검을 2초 안에 해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13일 NYT는 "스미스 특검이 트럼프 취임 전 업무를 마무리하고 팀원들과 함께 사임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스미스 특검이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기소를 포기하면서 이제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만 남기게 됐다. NYT는 이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미 제출된 법원 문서에 포함된 증거 외에 새로운 내용이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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