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갑부 억만장자들, 美 이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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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미국 15개 부처와 백악관 주요 참모들의 인선이 완료된 ‘트럼프 2기’ 내각은 재력과 권력을 한꺼번에 가진 초갑부들의 억만장자 내각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설 조직인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세계 최고 갑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두드러지지만, 머스크에 가려졌을 뿐 다른 각료와 참모들도 역대 내각에서 보기 힘들었던 갑부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측근과 충성파 중심으로 2기 내각을 꾸리는 과정에서 각종 사업과 주식 보유 등으로 1조원대 재산이 훌쩍 넘는 고위 공직 후보자들을 연달아 요직에 지명해 이해 상충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그래픽=양인성 |
우선 평생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해온 트럼프 본인부터 국내 재벌 총수들을 능가하는 막대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뉴욕의 트럼프 타워와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 같은 고가의 부동산부터 트럼프 미디어 그룹 주식 등의 변동성을 고려할 때 그의 재산은 약 60억~70억달러(약 8조4000억원~9조8000억원)로 평가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재산이 약 12조~13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재산이 약 4조원 정도로 추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재벌 총수 재산 기준으로도 최상위권인 셈이다.
현직 노스다코타 주지사인 더그 버검 내무장관 지명자의 재산은 11억달러(약 1조54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립해 매각하고 부동산 개발 사업 등을 하며 부를 축적했다. 월가의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의 재산은 약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로 평가된다. 그는 전설적인 투자자 조지 소로스의 투자 회사에서 펀드 매니저로 활동했고 자신의 투자 회사를 설립해 51억달러가 넘는 자산을 관리하기도 했다.
프로레슬링 WWE(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를 남편과 함께 설립한 사업가 출신 린다 맥맨 교육장관 지명자의 재산도 약 10억~20억달러(약 1조4000억원~2조8000억원)로 추산된다. 제약회사 창립자 출신의 비벡 라마스와미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의 재산은 약 8억~9억달러(약 1조1200억원~1조2600억원)로 평가된다. 그는 암호화폐 등에 투자하는 투자회사도 공동 설립해 1억달러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40년 지기 골프 친구로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의 재산도 약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로 추산된다.
재산이 조(兆) 단위가 넘어가는 고위 공직 후보자들이 많다 보니 웬만한 국가에서라면 재력가로 꼽힐 수백억대 자산가인 공직 후보자들의 경우 오히려 검소한 것으로 비칠 정도다. J D 밴스 부통령의 재산은 약 1000만달러(약 140억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의 재산은 약 1100만달러(약 154억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의 재산은 약 2700만달러(약 378억원),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지명자의 재산은 약 1500만달러(약 210억원)이다. 이들 역시 각종 부동산과 주식, 책 인세와 방송 출연 등을 통해 부를 쌓았지만 트럼프 2기 내각에서는 재산이 적은 편에 속한다. 이들 트럼프 2기 내각 주요 후보자들의 재산을 모두 합하면 약 130억달러(약 18조원)를 훌쩍 넘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19일(현지 시각) 스페이스X 로켓 발사 참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 중이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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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머스크의 재산을 합하지 않은 수치다. 전기차 생산 업체 테슬라와 우주 기업 스페이스X 등을 소유한 머스크의 현재 재산은 약 3478억달러(약 486조8500억원)에 달한다. 머스크의 재산까지 모두 합칠 경우 트럼프 2기 내각의 전체 재산은 5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재산 총합은 세계 경제 규모에서 중위권에 속하는 덴마크·남아프리카공화국·콜롬비아 등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수치다. 핀란드·포르투갈·뉴질랜드 같은 나라의 GDP보다는 훨씬 많다.
트럼프 2기 내각의 엄청난 재산 규모는 다른 나라들과도 극명히 대비된다. 지난달 선출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재산은 약 3377만엔(약 3억647만원)이었다. 이는 이시바 내각 각료 20명 중 열두째에 해당하는 재산 규모였다. 이시바 내각 20명의 평균 자산은 약 7244만엔(약 6억5742만원)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부의 경우 대통령실 비서관급 이상 참모 중에서는 애널리스트 출신의 김동조 국정기획비서관이 올 초 329억원으로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그다음으로 많은 141억원, 왕윤종 국가안보실 3차장은 79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장관급 중에서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69억원으로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의 재산은 약 75억원이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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