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실력까지 똑 닮은 ‘일본의 임윤찬’

방한 앞둔 가메이 마사야 인터뷰

지난 2월 일본 도쿄에서 함께 연주한 피아니스트 가메이 마사야(왼쪽)와 임윤찬. /반 클라이번 콩쿠르 페이스북

한국의 임윤찬(20)과 일본 피아니스트 가메이 마사야(23·龜井聖矢)가 지난 2월 일본 도쿄에서 피아노 이중주 공연을 가졌다. 당시 이들은 공연 포스터를 배경으로 승리의 손가락 표시를 하면서 기념 촬영도 했다. 그런데 미소년 같은 모습과 머리 스타일까지 헷갈릴 만큼 닮아 있었다. 다음 달 5일 마포아트센터에서 방한(訪韓) 독주회를 앞둔 가메이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주변에서도 닮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특히 지난 2월 공연 때는 우연히 의상도 거의 똑같이 입어서 멀리서 보면 정말 구별이 안 될 정도였고, 어떤 분은 친형제 같다고도 말씀하셨다”고 했다. 가메이는 ‘일본의 임윤찬’으로 불리기도 한다.

둘의 인연은 2022년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임윤찬은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고, 가메이는 준결선까지 진출했다. 가메이는 “콩쿠르 때부터 임윤찬씨가 엄청난 재능을 지닌 연주자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연주 리허설에서도 그 집중력과 음악적 통찰력이 그대로 느껴져 놀랐다”고 했다. 또한 “평소 피아니스트는 오케스트라 협연을 제외하면 혼자 무대에 서는 경우가 많아서 외롭게 느껴질 적도 있다”면서 “임윤찬씨는 겸손하면서도 다정한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함께하는 시간이 항상 편안하고 즐거웠다”고 했다.

아이치(愛知)현 출신의 가메이는 네 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초등·중학교는 일반 학교를 졸업했고, 고교 시절부터 피아노를 전공했다.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 등을 배출한 음악 명문인 도호가쿠엔대학(桐朋學園大學)에 조기 입학했고, 2019년 일본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주목받았다. 취미는 방 탈출 게임이고 클래식 외에 일본 팝송도 즐겨 듣는다. 그는 “다른 분야의 경험이 음악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고, 연주에서도 더 풍부한 감정을 담을 수 있는 밑바탕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2022년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에서 피아니스트 이혁(24)과 함께 공동 우승하는 등 한국 연주자들과도 인연이 깊다. 그는 “한국 피아니스트들은 테크닉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음악적 표현과 곡 해석에서도 완성도가 높다. 순간적 집중력과 폭발력이 뛰어나고 연주할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분들이 많아서 항상 큰 자극을 받는다”고 했다. 이번 독주회에서는 쇼팽의 마주르카·녹턴·폴로네즈 등을 연주한다. 그는 “내게 쇼팽은 마치 손에 잡힐 듯하면서도 한순간 멀어지는 신비로운 존재”라며 “그렇기에 쇼팽은 늘 도전이자 영감의 원천이 되는 작곡가”라고 했다.

[김성현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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