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 "포괄적 주식교환 완전 철회·특별배당 요구" 서한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안이 4개월 만에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하며 내달 주총을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두번째 주주서한을 두산에 보내 밥캣-로보틱스간 포괄적 주식교환 추진 계획을 완전히 철회하고, 특별배당, 밥캣의 미국 상장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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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2일 분할·합병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두산이 지난 7월15일 처음 신고서를 제출한지 4개월 만이다. 무려 7번이나 증권신고서를 정정한 끝에 금융당국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당초 두산그룹은 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밥캣 지분을 로보틱스에 넘긴 후,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밥캣과 로보틱스를 합병하는 구조개편을 진행하려 했었다. 그러나 에너빌리티와 밥캣의 소액주주들로부터 밥캣의 지분가치가 평가절하됐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논란 속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수차례 신고서 정정을 요구받았다.
이후 두산그룹은 한발 물러나 지난 8월 밥캣과 로보틱스간 포괄적 주식교환을 당분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에너빌리티의 분할신설법인-로보틱스 간 분할합병비율을 1대 0.0315에서 1대 0.0432로 조정했다. 두산은 에너빌리티를 인적분할해 신설법인을 세운 뒤, 밥캣지분을 넘기고 이 분할신설법인을 로보틱스에 합병할 계획이다. 이때 분할합병비율은 에너빌리티 주주들이 갖게될 밥캣 주식 수를 의미한다.
이제 두산그룹은 주주총회 절차 의결만 남겨뒀다. 에너빌리티, 밥캣, 로보틱스 3사는 임시주주총회를 내달 12일 개최해 이번 구조개편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회사의 분할·합병 관련 결의는 특별결의 사안인 만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이상 동의,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3사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모두 ㈜두산이다. 에너빌리티의 최대주주는 ㈜두산으로 30.39%(3분기 말 기준) 지분을 갖고 있다. 로보틱스의 최대주주 역시 ㈜두산으로 지분율은 68.2%다. 밥캣의 최대주주는 에너빌리티로 지분율은 46.06%다. ㈜두산의 지배력이 견고한 로보틱스를 제외하고 에너빌리티와 밥캣은 주총에서 기관과 소액주주의 표심을 잡아야 한다.
현재 밥캣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영원히 추진하지 않을 것을 요구하며 지배구조 개편을 반대하고 나섰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밥캣 지분을 11월22일 기준 1.35%(135만6973주) 보유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회사 이사진을 상대로 기업구조 개편을 중단하라는 위법행위 유지 청구서를 발송한데 이어 25일 두 번째 주주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 첫 번째 주주서한을 보낸 뒤 두산 측이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자 다시 한번 압박에 나선 것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번 주주서한을 통해 밥캣-로보틱스간 포괄적 주식교환 재추진을 하지 않겠다고 공표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포괄적 주식교환이나 합병 재추진 가능성이 있다면 지배주주인 두산 입장에서 밥캣의 주가가 낮을수록 교환, 합병 비율이 유리해지기 때문에 이해상충이 발생한다는 우려다.
또한 밥캣이 주식매수청구권에 사용하기로 한 1조5000억원을 특별배당할 것을 요구했다. 밥캣의 최근 12개월 상각적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수는 3분기 말 기준 0.2배에 불과해 동종업계 평균인 3.6배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밥캣의 미국 상장 등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계획 마련하고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밥캣 이사회가 오는 12월31일까지 이에 대한 답변을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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