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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신약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한 해외 바이오기업들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파트너십을 맺으며 투자한 지분가치가 급락한 데다 부족한 개발자금을 직접 빌려주고 있어서다.
한미약품은 최근 미국계 바이오기업인 앱토즈 바이오사이언스(이하 앱토즈)에 1000만달러(130억원)를 빌려주는 계약을 맺었다. 이자율은 연 6%, 상환기한은 2027년 1월까지다. 한미약품은 앱토즈에 추가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도 협의 중에 있다.
해당 자금은 한미약품이 지난 2021년 앱토즈에 총 4억2000만달러(5800억원) 규모에 기술이전한 혈액암 후보물질 '투스페티닙'의 임상 시험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한미약품이 후보물질을 이전한 기업에 개발자금도 빌려주는 것이다.
앱토즈는 최근 연구개발 비용증가 등으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누적 결손금은 5억3938만달러(7500억원)에 이른다.
앱토즈는 현재 미국 등에서 투스페티닙의 임상 1·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앱토즈가 자금난을 겪고 있는 만큼 향후 개발이 진척되면서 한미약품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정상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미약품은 이번 계약과 별개로 지난 2021년부터 앱토즈에 약 700만달러(1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는데 최근 주가하락으로 손해가 적지 않다. 20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앱토즈의 주가는 0.38달러(530원)로 연초 이후 88.0% 하락했다.
윌리엄 라이스 앱토즈 바이오사이언스 회장(사진)이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해 한미그룹과 OCI 간 통합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한미약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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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6일 앱토즈는 주가가 1달러를 밑돌면서 나스닥 거래소로부터 경고서신을 받았다. 상장을 유지하려면 내년 1월 13일까지 주가가 1달러를 넘어야 하는데 이를 두 달여 앞둔 현재까지 이 기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상장 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기자본 요건(250만달러)을 갖추지 못했다는 통보도 받았다. 현재 앱토즈는 이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기간연장을 신청한 상태인데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한미약품의 물질을 도입한 해외기업들이 자금난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미약품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인 '롤론티스'를 2021년 미국의 스펙트럼에 이전했고 스펙트럼은 경영난을 겪다 2023년 어썰티오홀딩스에 인수됐다. 2011년에는 항암 후보물질인 '오락솔'을 도입한 미국 아테넥스가 파산했다. 현재는 홍콩 소재의 씨머가 아테넥스로부터 오락솔의 권리를 도입해 개발을 잇고 있다.
한미약품은 어썰티오홀딩스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99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는데 최근 주가하락으로 해당 지분가치가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20일 기준 어썰티오홀딩스의 주가는 연초 이후 16.6% 하락한 0.95달러(1300원)를 기록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앱토즈는 여러 임상을 통해 혁신성을 확인한 물질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들을 지속하고 있다"며 "한미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접해 봤고 언제는 기회가 위기로, 위기가 기회로 작용하는 순간들을 많이 경험해 봤다"고 했다.
파트너사의 주가가 내리면서 손실이 커진 부분에 대해서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신약개발 과정을 단순히 회사의 주식가치로 평가할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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