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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트럼프 보편관세 10% 피하려면…전문가 말한 협상전략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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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0월29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미 펜실베니아주 앨런타운에서 열린 캠페인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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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20일 ‘트럼프 2.0’ 시대가 열리고 한국 경제가 떠안을 최대 위험요소 중 하나는 주요 수출 대상국인 미국이 보편관세 10%로 대표되는 ‘관세 장벽’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24일 전문가들은 한국이 그 타깃에서 제외되기 위해 크게 5가지 협상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한다.

무엇보다 “정부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걸 강조해야 한다”는 조언(여한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나온다. 차기 트럼프 정부가 보편관세를 부과하려는 이유는 자국 산업을 보호해 일자리를 늘리려는 것인데, 한국이 이미 기여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보편관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미 제조기업의 자국 복귀를 지원하는 단체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 새로 생긴 일자리 28만7299개 중 14%가 한국(기여도 세계 1위)에서 나왔다. 현지 공장 신축 등을 통해서다. 급여 수준이 미국내 모든 일자리 평균을 상회하는 등 질(質)도 좋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강조해야 할 필요도 있다(박성훈 고려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 양국 무역에서 전반적으로 관세를 철폐하는 내용의 FTA는 2012년 3월부터 발효됐다. 2019년 1월부터는 개정된 FTA가 발효됐는데, 전반적인 무관세 기조는 유지됐다. 더욱이 개정 FTA는 트럼프 1기 정부가 사인한 것이다. 이를 무시하고 보편관세를 매기는 건 미국 국격에 맞지 않게 비합리적이라고 설득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중앙일보

김지윤 기자



차기 트럼프 정부는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막대하고 증가세라는 점을 근거로 한국에도 예외 없이 보편관세를 매기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연간 대미 무역흑자는 트럼프 1기 정부 마지막 해인 2020년 166억달러에서 꾸준히 늘어 지난해 444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도 9월까지 399억달러라 연간 기준의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같은 미국 입장에서의 무역적자는 자국 내 산업과 일자리를 위한 좋은 적자인 것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제안(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대미 수출액 중 중간재 수출 비중이 50%를 넘는다. 미국의 산업을 위축시키기는커녕 되레 필수적인 부품과 원자재를 공급하며 미 산업 부흥에 기여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많이 지으면서 공장을 돌리기 위한 설비 수출이 증가한 면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 보편관세를 매기면 미 현지에 있는 한국 기업 공장 등의 조달비용을 높여 결국 미 일자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차기 트럼프 정부에 “한국과 미국은 안보 동맹국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김동수 산업연구원 본부장)는 말도 나온다. 김 본부장은 “(앞서 트럼프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해 협력을 요청한) 조선업이나 방위산업 등 분야에서 도와줄 테니 보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하는 게 가장 효과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 에너지 수입 시 미국 비중을 늘리는 것도 협상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원유의 경우 이미 미국산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2016년 0.1%에서 현재 16% 넘는 수준으로 올라왔다.

익명을 요구한 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이 중국에 대해 많은 품목에서 25%의 관세를 매기고 있는 가운데 한국 등에 대한 보편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증가할 것”이라며 “그럼 글로벌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구축하겠다는 트럼프의 목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선 한국 등 동맹국들에 대해선 보편관세를 면제하도록 어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 특별관세 60% 이상을 부과하겠다”고도 공약했지만, 정치적 부담이 상당해 보편관세부터 도입한 뒤 시간차를 두고 중국 특별관세가 도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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