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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내년 '현대웨이' 출발점…글로벌車 톱3 입지 굳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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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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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현대자동차가 지난 8월 발표한 새로운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Hyundai Way)'의 실질적인 출발점이 되는 해다. 2030년까지 제네시스 브랜드를 포함해 연 550만대로 판매량을 늘리고, 전기차는 전체 판매 비중의 36%인 200만대로 높인다는 게 목표다.

현대차의 새로운 대표이사(CEO)로 선임된 호세 무뇨스 사장은 이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물려받았다. 매일경제신문은 올해 7월과 8월에 걸쳐 무뇨스 사장과 서면으로 진행했던 인터뷰 중 공개하지 않았던 내용과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아이오닉9' 출시 행사에서의 회견을 토대로 그가 생각하는 현대차의 성공 요인과 미래 전략을 살펴봤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생산 차종을 맞추는 유연한 생산 전략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며 "도널드 트럼프 2기 미 행정부가 들어서도 전동화를 향한 큰 목표는 바뀌지 않을 것이며, 규제가 바뀌어도 유연하게 대응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현대차에 합류한 뒤 가장 신경 써서 추진한 사항은 뭔가.

▷'판매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먼저 미국 내 플리트 판매(Fleet Sale·렌터카 회사나 공공기관 등에 차를 싸게 대량으로 판매하는 것)를 줄였다. 플리트 판매는 중고차 가격 하락을 촉발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싫어한다. 또 판매 차량의 평균 단가를 높이는 가격 정책으로 순매출을 극대화하고 가격 할인에 쓰던 비용을 마케팅으로 돌려 더 많은 소비자가 현대차 장점을 알도록 했다. 물론 이를 뒷받침한 건 현대차의 매력적이고 품질이 뛰어난 차량이다.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18년 업계 8위에서 2023년 4위로 도약했다. 점유율 상승폭을 기준으로 할 때 테슬라에 이어 업계 2위다.

―강력한 경쟁자인 도요타나 제너럴모터스(GM), 포드와 차별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상품, 서비스, 딜러 네트워크를 통해 타사와 차별화했다. 현대차는 아름다운 디자인과 뛰어난 품질은 물론 안전성, 친환경성, 하이테크 기술을 갖춘 차량을 만든다. 이 점으로 소비자를 설득하려 노력했다. 또한 뛰어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들였고, 딜러들에게 제공하는 차량 공급량을 민첩하게 최적화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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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을 극복할 전략은 뭔가.

▷아이오닉5 N은 전기차가 보여줄 수 있는 주행 성능과 운전의 즐거움의 정의를 재정의하고 있다. 또 고객들이 테슬라의 북미 충전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또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공동으로 설립한 아이오나(IONNA)를 통해 추가적인 충전 네트워크 확충에도 힘쓰고 있다. 다만 모든 소비자가 전기차로 전환할 준비가 된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차는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전기, 수소연료전기차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미국 조지아 신공장(HMGMA)에 하이브리드차량 생산 역량을 더하고, 제네시스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추가하고자 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전 세계 3위인 것은 고객들에게 원하는 파워트레인 선택권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미국시장에 안착시킨 공로가 크다.

▷제네시스가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브랜드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하는 게 첫 번째였다. 그다음 상품과 서비스를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와 차별화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딜러들에게도 제네시스 고객들을 한국에서 '귀한 손님'을 대하듯 정중하게 상대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최근 제네시스 브랜드는 고성능 마그마 라인업을 선보였고, 북미 지역에 제네시스 단독 매장을 계속 확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겸손함을 유지해야 할 때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공급망 이슈에 있어 대응이 빨랐다.

▷'유연성'이 그 비결이다. 현지 생산, 공급망 다변화, 협력사들과 긴밀한 협력 체계 구축 등 다양한 전략으로 공급망 이슈에 대응했다. 이를 통해 차량 생산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반도체와 기타 부품 수급에 성공할 수 있었다. 현대차의 시스템은 특별하다. 경쟁사들은 차를 그룹으로 묶어 만들어야(produce in batches) 하지만, 현대차는 상황에 따라 생산 계획을 일별로 변경할 수 있다. 현대차는 한 생산라인에서 최대 6가지 차종을 제조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급망과 시장 상황에 따라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었다.

―북미뿐만 아니라 인도, 유럽, 중남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은 '다양성'이다. 현대차는 사람들과 물류가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편리하게 움직이도록 기존 것을 개선한다는 차별화된 전략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전략에 기반해 내연기관, 전기, 하이브리드차량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 선택지를 제시하면서 고객 맞춤형 옵션을 제공한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에어택시, 수소경제, 로봇에도 투자하고 이를 활용해 지속가능한 미래 스마트시티 비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다양성은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된 현대차만의 역량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미래를 어떻게 예상하나.

▷자율주행은 많은 자본과 수십억 ㎞의 주행 데이터가 필요하고, 이례적인 변수에도 대처 가능해야 하는 획득하기 어려운 기술이다. 하지만 더 안전한 이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잠재력이 있는 기술이라서 현대차가 장기적으로 전념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운전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하기 위해 차량에 운전자 보조 기술을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 업체 모셔널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신임 CEO로서 기존 전략에 변화를 줄 것인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만들어 놓은 현대차의 기본적인 전략(전동화 전략)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현대차는 글로벌 3위를 기록한 가장 큰 차량 제조업체다. 미국 전기차시장만 놓고 봐도 테슬라 다음 두 번째로 큰 차량 제조사다. 나는 현대차의 전략이 크게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일은 새로운 기술,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고 이를 통해 시장 내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트럼프 2기가 시작되면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될 텐데, 조지아 신공장은 어떻게 되나.

▷현대차는 세제 혜택을 기준으로 전략을 세운 게 아니다. 현대차가 조지아 신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한 건 트럼프 1기 때다. 따라서 조지아 신공장 설립 결정은 인센티브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봐야 한다. 미국은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전동화는 장기적으로 가야 하는 길이다. 그 여정 속에서 중간에 고객들로 하여금 여러 선택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차는 조지아 메타플랜트에서 하이브리드차량, PHEV,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량(EREV)을 생산하겠다고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기 전에 발표했던 것이다. 새로운 규제가 나오더라도 현대차는 유연하게 대응하겠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1965년 스페인 출생 △마드리드폴리테크닉대 원자력공학과 졸업 △IE MBA △1989년 푸조 시트로엥 딜러 △1996년 대우차 이베리아법인 네트워크 개발 디렉터 △1999년 도요타 유럽 부총괄매니저 △2004년 닛산자동차 유럽 제너럴매니저, 멕시코 총괄이사 사장, 북미 수석부사장, 글로벌 수석부사장 겸 북미지역 경영위원회 의장, 북미지역 회장 △2019년 현대차 글로벌 COO △2024년 11월 현대차 총괄 CEO 임명

[김동은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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