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4 엘에이오토쇼\'에서 호세 무뇨스(Jose Munoz) 사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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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차기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된 호세 무뇨스 현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및 북미권역본부장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내놓을 정책적 불확실성을 두고 “어떤 규제가 나오더라도 다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무뇨스 사장은 2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엘에이(LA)오토쇼 현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전동화는 장기적으로 가야 할 길이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유연하게 대처할 준비가 돼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는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 등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다. 북미의 전기차 수요 성장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정책적 인센티브가 사라질 가능성이 큰 상황임에도 자신감을 표현한 셈이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다음으로 큰 회사이지만,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 심지어 수소전기차까지 생산할 준비가 돼있다”며 “전기차에만 투자하는 게 아니라 관련 모든 기술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는데, 아주 좋은 전략이었다”고 자평했다.
무뇨스 사장은 정책 변화가 전기차 도입의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방향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제 혜택이 전기차의 사업 기반은 아니”라며 “전기차 전용 공장인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건설 발표 시점도 인플레이션감축법 발표 이전이었고, 인센티브를 고려해 미국에 공장 설립을 결정했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메타플랜트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등을 함께 생산하기로 결정한 것도 트럼프 후보자 당선 이후”라고도 덧붙였다. 미국의 정책 변화와 무관하게 전동화 전략을 추진해왔다는 취지다. 무뇨스 사장은 “정의선 회장과 장재훈 사장이 정한 방향성이 기본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며 회사 전략이 크게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보편관세 도입 여부도 주요한 정책적 변수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보호와 무역수지 적자를 축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품목에 관계 없이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주요 견제 대상인 중국 뿐 아니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한국 등도 예외가 아니다.
트럼프가 정부 출범 초기 이 같은 정책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점쳐지며 국내 완성차 업계에 미칠 영향을 두고도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북미 판매 물량의 60%가량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현대차로서는 보편관세가 그대로 현실화하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향후 보편관세로 인해 변화하는 사업환경에 대응하는 것 역시 무뇨스 사장의 주요 숙제가 될 전망이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 15일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현대차 대표이사에 외국인이 내정된 건 처음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을 정책적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인사라는 평가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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