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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강화될 반도체 제재에 대비해 미국산 반도체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그동안 해외 반도체와 제조 장비를 꾸준히 비축해 온 중국은 구형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는 동시에 첨단 인공지능(AI) 칩 개발을 이어가며 반도체 굴기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2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인용한 중국 해관총서(세관) 자료에 따르면, 올 10월 중국의 미국산 칩 수입액은 작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11억1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에 달했다. 올 1~10월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96억1000만달러(약 13조5000억원) 규모의 반도체를 수입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42.5%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올 6월부터 중국의 미국산 칩 구매액은 매달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넘어섰다.
중국 반도체 업계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옥죄고 추가 제재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산 반도체와 해외 반도체 제조 장비의 구매를 늘려왔다. 올해 1~10월 중국의 반도체 장비 수입액은 333억달러(약 46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미 제재로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 등의 수입은 차단됐지만 규제 대상이 아닌 구형 반도체의 자급자족 비율을 늘리기 위해 핵심 부품과 장비를 비축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중국을 ‘복합적 위협’으로 규정하고 규제 확대를 예고해 왔다. 그는 지난 6월 조 로건 팟캐스트에서 “우리는 주요 위협인 중국과 맞서기 위해 최전선에 있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 그는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60% 고율 관세 부과를 공언한 상태다. 앞서 트럼프 1기에서는 중국 IT 업체 화웨이와 ZTE,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사 SMIC를 미국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접근을 제한하는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다만 중국이 전 세계 반도체 수요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트럼프 2기 행정부도 바이든 행정부처럼 구형 공정엔 큰 제재를 가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20일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중 강경파 인사들을 요직에 앉히고 있지만 향후 대중 무역에서 온건한 접근법을 취할 징후도 보인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 일부는 중국과의 상업적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는 데다 활황인 미 주식시장을 침체시키지 않으려는 의지도 대중 제재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그 사이 중국은 반도체 자급자족 목표를 높이고 있다. 중국 반도체 장비사 관계자는 “트럼프 1기 시절과 비교했을 때 중국 자체 반도체 공급망은 훨씬 탄탄해졌다”며 “중국 반도체 업계는 7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기술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데다 제재 대상이 아닌 해외에 중국산 반도체 공급을 크게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수 시장에 7나노 첨단 칩을 공급해 온 화웨이는 엔비디아에 대항할 새로운 AI 칩 ‘어센드 910C’를 내년 1분기부터 양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는 어센드 910의 성능이 엔비디아가 2년 전 내놓은 AI 칩 H100에 비견할 만하다고 잠재 고객사들에 설명하고 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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