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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테크M 리포트] 호실적에 날아오른 스노우플레이크, 'AI 기대주' 팔란티어 뒤 이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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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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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노우플레이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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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클라우드 전문기업 스노우플레이크가 뒤늦게 AI 붐에 편승하며 다시 한 번 기지개를 켜고 있다. 3분기 호실적으로 주목 받은 스노우플레이크가 앞서 AI 데이터 분석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으며 올해에만 주가가 2배로 뛴 팔란티어의 뒤를 이을 유망주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어떤 기업인가

스노우플레이크(SNOW)는 2021년 설립된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클라우드 데이터 웨어하우스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의 저장, 처리, 분석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한 마디로 고객이 보유한 여러 형태의 데이터들을 원하는 방식으로 정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회사다. 특히 스노우플레이크는 스토리지와 컴퓨팅 리소스를 분리하는 고유한 아키텍처를 통해 기업이 성능 저하 없이 페타바이트 규모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스노우플레이크의 데이터 클라우드 플랫폼은 완전 관리형 단일 플랫폼으로 AI 데이터 클라우드를 지원하며, 데이터 유형이나 규모에 관계없이 상호운용이 가능한 스토리지와 탄력적 컴퓨팅을 제공한다. 거의 무한에 가까운 규모로 비정형, 반정형, 정형 데이터를 지원하며, 데이터 관리를 자동화해 빠르고 효율적인 엑세스와 최적화된 압축, 데이터 보호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 클라우드 플랫폼'은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등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 간의 멀티 클라우드를 지원한다. 또 사용자 쿼리의 90%를 1초 이내에 응답하며 200명 이상의 사용자가 동시에 사용해도 쿼리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고성능과 스토리지와 컴퓨팅을 분리해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소비 기반 모델로 비용 효율성도 갖추고 있다.

이런 차별화된 플랫폼으로 스노우플레이크는 전 세계적으로 8500여 개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삼성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아모레퍼시픽, 한국타이어 등이 스노우플레이크 솔루션을 활용 중이다.

눈처럼 녹던 스노우플레이크 주가

지난 2002년 9월 스노우플레이크의 뉴욕 증권 거래소 상장은 당시 역사상 가장 큰 소프트웨어 기업공개(IPO) 중 하나로 손꼽혔다. 특히 당시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스노우플레이크에 7억350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평소 기술기업에 투자를 꺼리던 버핏 회장이 이례적으로 선택한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스노우플레이크 주가는 공모가 120달러에서 상장 1년 만에 400달러 가까이 주가가 뛰어오르며 인상적인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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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이후 스노우플레이크 주가는 서서히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혁신적인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은 인정을 받았지만,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고, 결국 2021년 12월 주식 락업 기간 이후 주가가 고점 대비 60% 넘게 폭락 수준으로 하락했다. 버크셔 헤서웨이 역시 2023년 2분기에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

이후 시장 기대보다 미진한 수익성 개선 등으로 반등하지 못하던 스노우플레이크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4월 대규모 보안 사고까지 겪었다. 당시 'UNC5537'이라는 해커 그룹 주도로 약 165개 기업의 스노우플레이크 고객 계정이 해킹 공격에 노출되었으며, 최소 100개 이상의 고객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다중인증(MFA)이 활성화되지 않은 계정들이 주요 공격 대상이 됐고, 이는 시스템 보안상 결함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나 스노우플레이크 측은 관리자가 사용자에 대해 MFA를 요구하고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AI로 반전 모색...실적 서프라이즈에 반등

위기론이 팽배했던 스노우플레이크는 '엔터프라이즈 AI'에서 새로운 기회를 노렸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자연어 기반으로 손쉽게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완전 관리형 서비스 '코텍스(Cortex) AI'를 선보였고, 이후 '스노우플레이크 코파일럿' '스노우플레이크 아크틱' '유니버설 서치' '도큐먼트 AI' 등 다양한 생성형 AI 및 머신러닝(ML) 기능을 플랫폼에서 통합 제공하고 있다. 회사 측은 데이터 분야의 강점을 기반으로 보안과 거버넌스, 제어 기능 등으로 신뢰할 수 있는 AI를 대규모로 제공한다는 점을 앞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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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노우플레이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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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안전하고, 비용 효율적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기업 고객들의 주목을 받았고, 이는 결국 실적으로 입증됐다. 스노우플레이크는 2024년 회계연도 3분기(8~10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하며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20일(현지시간) 스노우플레이크는 해당 기간 매출이 9억4209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월가 전망치인 8억9699만달러를 크게 상회한 수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 역시 20센트로 예상치인 15센트를 웃돌았다. 특히 잔여계약가치(PRO)가 57억달러로 전년 대비 55% 증가하며 회계연도 2025년의 매출 전망을 34억3000억달러로 이전 33억6000만달러에서 크게 상향 조정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새로운 파트너십과 인수 소식도 발표했는데, 데이터 통합 플랫폼 데이터볼로를 인수했으며, 또 아마존이 지원하는 앤스로픽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고 스노우플레이크 제품에 클로드 대형 언어 모델을 사용할 것이라 밝혔다. 발표 이후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 스노우플레이크 주가는 33.35% 상승한 171.35달러로 장을 마감, 지난 1년 간의 주가 부진을 하루 만에 회복했다.

스노우플레이크 향후 전망은?

앞서 AI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LTR)는 자체 AI 플랫폼 'AIP'를 앞세워 실적이 호조를 보이며 주가가 크게 급등했다. 팔란티어는 지난 9월 S&P500 지수 편입에 이어 '트럼프 트레이드'와 나스닥100 편입 기대감까지 겹치며 주가가 계속해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성장 기반에는 AI 시대에 더 강조되고 있는 데이터 플랫폼의 중요성이 깔려있다는 점에서 스노우플레이크와의 연관성을 찾아볼 수 있다.

월가에서도 스노우플레이크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적 발표 이후 파이퍼샌들러는 목표주가를 165달러에서 185달러로 상향하며 "새로운 제품 주기를 통해 스노우플레이크가 내년에 20% 이상의 제품 매출 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JP모건은 목표주가를 175달러에서 185달러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60달러에서 185달러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즈 역시 목표 주가를 142달러에서 172달러로 높였다.

시티는 AI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축적되기 시작했으며, 내년에는 이런 흐름이 더 구체화 될 것이라 예상하며 목표 주가를 183달러로 책정했다. 시티는 "작년 이래로 AI 고객의 수가 0명에서 3200명으로 급증했는데, 이는 정말 빠른 속도"라며 "다만 고객들이 여전히 활용 방법을 알아내려고 노력 중이기 때문에 수익 기여도는 여전히 작다"고 전했다.

모건스탠리는 목표주가를 175달러에서 190달러로 높이며 투자은행 중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반면 번스타인은 목표주가를 130달러에서 154달러로 상향 조정했으나 가장 낮은 목표주가를 책정했다.

분석가들은 스노우플레이크의 이번 실적발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선 다소 신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여전히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AI 솔루션의 수익 창출 능력에 대해서도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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